[취재파일] 산사태, 알면 피할 수 있습니다

- 산사태의 전조와 경보 시스템

윤나라 기자 invictus@sbs.co.kr

작성 2011.08.03 16: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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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산사태, 알면 피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경기 북부에는 최고 5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파주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택 수백 채가 침수되고 여러 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워낙 많은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산사태가 일어나다보니 취재를 위해 사회부로 파견가서 한 곳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밤, 파주시 금산면의 한 공장입니다. 무너진 공장 잔해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뒷편 야산은 통째로 쓸려 내려가 있었습니다. 밤에 갔을 때는 무너진 공장만 보이고 바닥이 잘 보이지 않아 '발이 좀 빠지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낮에 찍은 영상을 보니 천 제곱미터 가까운 공장이 온통 토사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산사태 자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단시간에 비가 워낙 집중적으로 왔고, 산 자체에 나무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고 산사태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었겠다'하는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보통 산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몇가지 현상이 반드시 먼저 일어납니다. 우선 산의 경사지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평소에 잘 나오던 지하수가 갑자기 나오질 않습니다. 땅 속에 과포화된 지하수로 물이 샘솟거나 지하수가 통과하는 토양층이 잘려버리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산허리의 일부에 금이가거나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는 현상도 산사태의 전조입니다. 특히 갑자기 산울림이나 땅울림이 들릴 때는 이미 산사태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즉시 대피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취재하며 공장 관계자에게서도 "며칠 동안 비가 억수같이 왔다. 장대비였다", "쿵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들인데 조금만 더 민감하게 반응했더라면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산사태의 조짐을 미리 느끼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을 참고하셔도 산사태에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빨간 사각형 안에서 보듯이 시간대별로, 지역별로 산사태 정보가 업데이트 됩니다. 내부로 들어가서 산사태 공간정보라는 아이콘을 클릭하시면 어느 지역의 어느 산이 위험한지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산사태 위험지역입니다. 일반적으로 산사태는 흙이 적은 급경사 산지보다는 중간 정도 경사의 산지에서 많이 발생하고 뿌리가 깊이 박히는 활엽수림보다는 침엽수림에서 발생 위험이 더 큽니다. 산허리에 군사용 진지나 이동통로 같이 빗물이 고일 수 있는 지형인 곳에서도 고인 빗물이 토양을 밀어내면서 산사태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주변에 이런 지형이 있는 분들께서는 산사태 경보 상황을 미리 확인해 두시면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산사태로 69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만 채가 넘는 집이 산사태에 유실되거나 침수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달과 다음 달,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이 올라올 것으로 예보돼 있습니다. 이제 산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이웃과 가족에게도 닥칠 수 있는 사고가 된 듯합니다. 부디 미리미리 대비 잘 하셔서 탈 없이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