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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외교갈등 번지는 유럽 난민 문제

[취재파일] 외교갈등 번지는 유럽 난민 문제

안녕하십니까, 국제부 윤나라 기자입니다.

사회부 사건팀에서 수습 기간을 마치고 이번달 초부터 국제부에 발령받아 정식으로 기자일을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4년이나 정치외교를 공부했지만, 국제부 기사는 참 어렵습니다.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 사건에 담긴 의미나 배경을 읽어내서 기사에 녹여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번에 다뤘던 기사도 그랬습니다. ("난민 문제 나몰라라…EU갈등 불씨로")☞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896732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시민 혁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나라에서 넘어온 난민들이 대거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미 람페두사 섬 등 이탈리아 남부 도서 지역에는 난민이 2만 6천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튀니지 인입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자를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이후에 치안부재, 정국 불안정, 경제 불황에 시달리는 튀니지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유럽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람페두사 섬의 난민 캠프는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난민들은 지난 11일 송환에 항의해 폭동을 일으키기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이탈리아 정부는 곤경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난민 유입에 쩔쩔매던 이탈리아는 유럽 연합 차원에서 난민을 나누어 받자고 요청했지만, 다들 이탈리아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할 뿐 함께 난민을 떠맡겠다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혼자 난민을 떠맡고 있는 이탈리아가 난민들이 유럽 국가들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난민들에게 이탈리아가 임시 거주증을 발급해서 이 거주증을 들고 유럽의 다른 나라로 자유롭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난민 문제를 거들떠보지 않던 유럽 각국들이 드디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프랑스는 경제적 이유로 인한 튀니지 이민자 유입을 감내할 의사가 없다", "이탈리아 정부의 서류가 있다고 프랑스로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U 법령에 의거, 해당 서류는 적법한 신분증을 가지고 있고, 경제력을 입증할 수 있어야 유효하다", "소득을 입증할 수 없다면 이탈리아 정부가 발행한 단기 체류허가증을 가진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할 것이다" (클로드 게앙 프랑스 내무장관)

"이탈리아는 자신의 문제를 다른 나라에 떠넘기지 말고 스스로 통제해야 한다" (한스-페터 프리드리히 독일 내무장관)

프랑스와 독일이 이런 반응을 보지자 이탈리아는 즉각 반발합니다.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프랑스는 솅겐조약에서 탈퇴하거나 조약을 유보해야 한다", "이탈리아만 홀로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EU의 일원으로 남아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실제로 프랑스는 난민을 싣고 프랑스로 향하던 이탈리아 열차의 입국을 막았고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탈리아에서 오는 난민에 대한 국경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가 더 심각한 건, 앞으로도 난민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세계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튀니지와 시민 혁명으로 대통령이 구속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는 이집트, 내전이 한창인 리비아는 이탈리아와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현재는 리비아 난민들이 이집트로 유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들 난민들까지 이탈리아로 들어오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질 겁니다.

남유럽의 경제위기가 EU의 경제적 통합이 실제로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북아프리카 난민 문제는 EU의 정치, 사회적 통합이 가능한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유럽은 고난을 함께 질 수 있는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을지를 시험받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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