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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하루 4만원.. '암 환자방'을 아십니까?

<8뉴스>

<앵커>

'암 환자방'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요즘 서울의 대형병원 주변엔 지방 사는 암환자들이 항암치료 기간 동안 올라와 머무는 이런 암 환자방이 촌락을 이룰 지경입니다.

어떻게 이런 곳이 생기게 됐는지 김정윤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의 국립 암센터 앞입니다.

상가마다 '환자방'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습니다.

어떤 곳인지 들어가 봤습니다.

[환자방 업주 : 방에 몸만 들어오시면 돼요. 공기청정기, 가습기, 냉장고, 밥솥 다 있어요. (얼마예요?) 한 달 정도면 85만 원 해드려요. 하루 주무시는데 여기 4만 원 이에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암센터에서 수술을 한 뒤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입니다.

지난해 유방암 수술을 받은 51살 김 모 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6주 동안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집이 충청도 서산이어서 오가며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아예 환자방을 하나 구했습니다.

[김 모 씨(51)/충남 서산 거주 환자 : 병원에서 방을 얻으라고 그래요. 지방 사람들은. (입원은요?) 입원은 안 되니까. 선생님들이 얻으라고 권유해줘요. 명함 저렇게요. (앞에 환자방?) 예.]

서울 아산병원 앞에는 고시원이 환자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흉선암 수술을 받은 65살 나 모 씨.

집이 전북 전주인데, 역시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한 달에 55만 원을 내고, 2평짜리 고시원 생활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65)/전북 전주 거주 환자 : 별 수가 없어요. 제 몸이 이러니까.. 치료를 받 아야 하니까..]

전국의 암 환자는 연평균 11%씩 늘어나 40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수많은 암환자들이 수술은 물론 항암치료까지도 서울 대형병원에서 받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형 병원들이 항암치료 환자까지 받기에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신상훈/국립 암센터 홍보실장 : 환자분들의 우선 순위를 나누어 보았을 때, 환자방을 쓰시는 가장 많은 부분인 방사선 치료 받는 환자분들은 우선 순위에서는 밀리실 수 밖에 없다라고..]

환자 단체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대형 병원들이 나서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양현정/환자복지센터 사무국장 : 병원에서는 의료 서비스를 단지 치료에만 의미를 두지 말고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병원에서 환자 쉼터를 좀 더 많이 마련을 해 주신다던가..]

또 서울의 몇몇 대형병원으로만 몰리는 암 치료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암치료 매뉴얼의 공유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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