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89년 전 바로 오늘(1일) 유관순 열사와 함께 아우내 장터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분들은 이제 만나뵙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슴 벅찬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시는 한 분을 이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경기도 양평군 작은 사찰의 주지 임엽 스님은 올해로 백 다섯 살, 열 여섯 살 때 3.1운동에 참가했습니다.
[임엽 스님(105세)/용수사 주지 : 요만하게 태극기, 작게, 가슴에 품고, 비수들 다 품고, 일본놈들이 손목 잡으려고 잡아당기고 하면 찌르려고 칼을 다 품었지. 나도 칼을 품고 나갔으니까.]
벌써 89년이 흘렀지만 그날의 함성이 귓가에 생생합니다.
[벌써 몇 발자국 다가가니까, 대한독립 만세! 그러잖아.]
생존자 가운데 최고령자로 유관순 열사와는 한 살 아래 터울입니다.
[일본사람한테 땅덩어리 뺏기고 앉고 설 데도 없는데, 먹고살면 뭐하느냐. 목숨 내놓고 (유관순 열사가) '내가 주동자 노릇 할게' 그런거야.]
당시 검거 선풍을 피하긴 했지만, 몇 년 뒤 항일조직 색출에 혈안이 된 헌병이 잘못 쏜 총에 맞는 일도 겪었습니다.
[지금도 소름이 쫙쫙 끼친다고, 내가 당해 봤으니까 아는 거야.]
그러나, 스님이 보기에 과거 청산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진실한 사람이 있어도 무서워 나오지 못해. 무서운 세상이 됐는데 뭐하러 나오겠어. 역사라는 게 묵살이 돼버려.]
나라 걱정에 지금도 속을 끓인다는 노스님, 젊은 세대들에게 행동은 분명하게, 그러나 마음은 너그럽게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행동을 잘해서 지금부터라도 병이 더 번져나가지 않게 (해야 돼.) 모지게 해놓고, 비위 틀린다고 사람하고 원수져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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