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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보기 부끄럽다고 '가림막'…가리는 게 능사?

<8뉴스>

<앵커>

불에 타버린 숭례문을 빙 둘러서 알미늄 가림막이 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안전에도 문제가 있고 보기도 흉하다는 이유지만, 반성할 생각은 않고 가리기부터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려고 숭례문을 찾았던 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어제(12일)부터 숭례문 둘레에 서울시와 중구청이 알루미늄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어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일까지 가림막을 15미터 높이까지 올리기로 했습니다.

중구청 측은 시민들의 안전과 도시 미관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구청 관계자 : 서울시 찾는 관광객들에게 국보 1호가 탄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습니까? 아픈 곳을 긁어서야 되겠어요?]

하지만 시민들은 이번 참화를 교훈삼아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종국/경기도 안양시 : 위에 계신 분들이 자신들 창피함을 가리기 위함이 아닌가.]

[임병곤/서울 신림동 : 역사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 깨닫게 하고.]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중구청은 이번 주 안으로 내부가 들여다 보이게 가림막 일부를 투명으로 바꾸겠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가림막 바깥에는 숭례문의 화재 전 모습을 담은 사진도 내걸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9.11 테러로 붕괴된 월드 트레이드센터 현장 일부를 지금도 추모와 애도의 장으로 만들어 보존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안전이나 복원도 중요하지만, 이번 일을 우리의 문화재 관리자세를 반성하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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