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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안쪽은 활활 타는데 "불길 잡았다"…왜?

<8뉴스>

<앵커>

이렇게 화재 초기에 기왓장을 들어내고 불길을 잡았어야 했던건 목조 건축물 지붕의 독특한 구조 때문입니다. 전통 양식의 목조 건물들은 그냥 기와로 덮여 있는 것 같지만 그 아래는 매우 복잡합니다.

서까래 위에 나무 판자를 깔고 그 위에 진흙을 한층 올립니다. 이 진흙은 기왓장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올리는 건데, 하지만 흙이 너무 많이 올라가게 되면 지붕 전체가 무거워지기 때문에 이를 나무로 대신하는 데 이것을 바로 적심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불이 아래에서 옮겨 붙어 지붕 내부로 번졌다면 기와를 뜯어내지 않고는 방수처리된 기와와 흙으로 덮인 적심의 불을 끌 수가 없게 돼 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이런 목조 건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호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층 누각에서 시작된 불은 서까래와 개판을 거쳐 적심이 있는 지붕 내부로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흙과 기와로 뒤덮인 지붕 위로 아무리 물을 쏟아 부어 봐야 물은 아래로 흘러내릴 뿐 적심으로 옮겨 붙은 불에는 물기가 닿지 않았습니다.

기와 표면의 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외부 온도는 낮았지만 밀폐되다시피한 내부의 온도는 100도가 훨씬 넘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보이는 곳의 불이 다 꺼졌다고 판단했을 때에도 지붕 안에서는 마른 장작들이 훨훨 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내부 목재들이 계속 타면서 불이 전체로 번졌고 건물 붕괴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목조 건축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초기에 지붕 안쪽 진화부터 나섰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장순용/건축역사학회장 : 초기에 내부에 들어가서 화재진압를 했다면 구조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고 초기 진압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나 이미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뒤에는 건물 내부로 들어가 천장을 뜯을 경우 목재들이 일시에 무너지면서 소방관들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어 선택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특히 한옥의 경우 지붕이 삼각형 구조여서 열기가 가운데로 집중되기 때문에 건물 중앙의 상층부가 화재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문화재청이 숭례문 방염도포 작업을 하면서 단청 훼손을 우려해 건물 상부는 작업에서 제외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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