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갈수록 세상이 험악해 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5월 수원에서 일어난 노숙소녀 살해사건의 용의자들이 붙잡혔는데 모두 10대 노숙청소년들이었습니다.
권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 노숙소녀 15살 김 모 양을 살해한 혐의로 사건 하루 뒤 29살 정 모 씨가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정 씨는 경찰에서 친구 돈 2만 원을 김 양이 가져간 것으로 오해해 다른 노숙자들과 함께 때려 숨지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노숙자여서 신원 파악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정 씨 등 2명이 처벌되는 선에서 수사는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한 제보가 접수되면서 수사결과가 뒤집혔습니다.
[김학석/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있던 재소자가 '내 친구들이 지난 5월에 발생한 노숙소녀 살해사건의 주범이다.' '친구들이 이것 때문에 괴로워하고있다.']
작년 5월에 붙잡힌 정 씨등 2명은 단순 가담자였고 15살 최 모 군 등 10대 남녀 5명이 폭행을 주도했다는 것입니다.
이들 10대 5명은 숨진 김 양처럼 가출한 뒤 노숙하고 있었습니다.
정 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에도 모르는 척 생활했고, 심지어 이 사건을 취재했던 시사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는 "이 사건은 물론, 소녀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잡아뗐다 사건발생 여덟달만에 붙잡혔습니다.
[숨진 김 양 어머니 : 가슴이 찢어지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죠.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까. 잡혔다니까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아이의 원한도 풀어주고...]
뒤늦게 범행을 주도한 용의자들이 잡히긴 했지만 정 씨 진술에만 의존한 채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경찰의 초기 수사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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