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특별 시사회와 여자 핸드볼 예선 경기에 거푸 다녀오는 행운을 잡았습니다. 두 행사 모두 감격과 기쁨이 벅찰 정도로 큰 자리였습니다.
타국, 그것도 일본이어서 그런지 더 느낌이 남다르더군요. 또 일부로 자비를 들여 한국에서 응원하러 온 분들도 있는데,저희로서는 참 호사를 누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위주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두 행사의 이모저모를 전하겠습니다. (시합 중 촬영해서 제한이 많은데다 2층 스탠드에서 찍어 사진의 품질은 별로입니다. 이해해 주세요.)
여자 핸드볼 한일 경기가 열린 일본 요요기 국립 경기장의 모습입니다. 도쿄 올림픽을 기념해 지은 40년 된 건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유려한 곡선을 자랑합니다. 일본에서는 야구의 고시엔 경기장처럼 고등학교 배구경기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 여자 핸드볼, 남자 경기보다 상대적으로 관심 적은 편…이번에는 '이상 열기'
일본에서 이번 남녀 핸드볼 경기 중, 여자 핸드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더욱이 여자는 이곳 언론도 한국에 비해 '상대적인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있는 터여서 아무래도 관중들이 덜 온 것같더군요. 1만석 규모의 경기장 가운데 응원석 맞은편은 썰렁할 만큼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반면 남자경기의 경우는 발매 40분 만에 완전 매진되고, 인터넷 경매에서도 정가의 5배로 표값이 뛸 만큼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또 원래 일본에서는 이번 재경기 전부터 남자 핸드볼이 더 높은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일본 언론들이 "남자는 해 볼 만하다"는 톤의 보도를 쏟아낸 것도 기대감을 높인 것 같습니다. 아마 내일 열릴 남자경기는 열기가 훨씬 뜨거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예선경기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이곳에서도 '이상 열기'라고 표현할 만큼 뜨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보다는 핸드볼 경기가 인기가 많긴 하지만 비 인기종목으로 이 정도는 아니라고 하네요. 터무니 없는 부정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노가 강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이곳 언론의 분석입니다. 오늘도 경기 전에 계속 핸드볼 관련 소식을 탑뉴스로 보도하더군요.
이와 같은 열기는 방송편성에서도 확인됩니다. 오늘 공교롭게 축구 국가대표의 평가전이 열렸는데, 핸드볼 예선 경기가 이 경기를 제치고 생방송으로 편성됐다고 합니다. 축구 국가대표의 인기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일본 언론들은 이번 남여 경기를 위해 많은 취재진을 구성한 상태이고,우리 선수들의 표정과 컨디션 하나하나도 보도를 할 만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 핸드볼 예선 경기, 시종일관 우리 응원단 '신바람'
본부석에서 볼 때 응원석 왼쪽은 한국 '붉은악마' 응원단, 오른쪽은 일본의 '울트라닛폰' 응원단입니다. 두 응원단 모두 20대 젊은 층 위주로 구성됐습니다. 우리는 2천명정도의 좌석을 확보했다는데, 일단 숫자면에서 크게 밀리지는 않아 보였습니다.저희는 조금 늦게 도착해서 아쉽지만 2층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양국 국가 연주시간. 두 나라 응원단 모두 상대방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에도 정숙함과 경건함을 지키는 성숙된 매너를 보여 줬습니다.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기미가요는 여전히 거부감이 들어서…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큰 점수차로 앞서 갔습니다. 우리 응원단은 무척 신바람이 났습니다. 반면 일본 응원단은 풀이 죽은 모습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한마음이 돼 조직적인 응원을 펼쳐 산만한 '울트라니폰'을 압도했습니다. 역시 월드컵을 통해 쌓은 응원의 내공은 비교가 안 되더군요.모든 것을 잊고 우리가족 모두 목이 터져라 신나게 응원했습니다.
영화 '우생순' 여주인공 문소리·김정은, 경기 휴식시간 '인기'
중간 휴식시간에 다들 나와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저희 가족도 이를 놓칠쎄라 '한컷!'. 모처럼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 아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경기장에 와서 관람을 한다고 하더군요. 짧게 나마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취재가 아니라 그냥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은 저도 처음이더군요. 앗,저희 SBS 도쿄 특파원인 윤춘호선배가 취재를 위해 중간 휴식시간에 부지런히 인터뷰를 하러 돌아다니시네요. 고생하시는 선배를 보자니 여러가지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중간 휴식시간의 인기는 단연 이번 경기의 응원과 일본 특별 시사회를 위해 참석한 '우생순'의 히로인 김정은 씨와 문소리 씨였습니다. 다들 주변에 모여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도 아들 손을 붙잡고 근처까지 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이렇게 옆 모습밖에 못 찍었습니다. 구별하시기 어렵겠지만 노란 공들고 있는 분이 문소리씨, 왼쪽이 김정은씨입니다.
시합은 우리가 시종일관 압도한 끝에 13점차 대승으로 끝났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본부석에 인사를하러 온 우리팀 선수들이 참 자랑스럽더군요. 여러가지 말이 많지만, 일체감을 느끼는 데는 역시 국가간 대항 스포츠 경기만한 행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열릴 남자 경기도 이겼으면 좋겠네요.
문화원 '우생순' 특별 시사회서 문소리, "실화 바탕 영화지만 정말 덴마크와 마지막 경기 이기고 싶었다"
이에 앞서 이틀전 일요일에 다녀 온 '우생순' 일본 특별 시사회입니다. 일본에서 열리는 핸드볼 예선의 분위기 고조를 위해 문화원이 특별히 마련한 행사인데, 마침 우리 가족 모두 보고 싶었던 영화라서 더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습니다. 장소인 문화원도 집에서 걸어서 2분거리여서 여유있게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선착순으로 250 명 입장을 했습니다. 대부분 한국교포들이 왔는데,일부 일본인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저희 옆자리 분들도 일본인들이었는데, 말하는 폼세가 김정은 씨 팬 클럽 회원인것 같더군요. 김정은 씨의 이전 출연작인 '사랑니' 영화 팜플렛을 가지고 열심히 말하는 모습이 인??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는 하지만 정말 덴마크와의 마지막 경기에는 이기고 싶었다"는 문소리씨의 소회와, "영화를 찍기 위해 10kg을 일부러 찌웠다"는 김정은 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두 배우의 모습을 담느라 연신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제가 하도 열심이니까 옆에 있던 와이프가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이 참 촌스럽다"고 놀리더군요. 저는 블로그에 더 좋은 사진을 올리기 위한것이라며 항변(?)했습니다. 김정은 씨도 예뻤지만, 문소리 씨는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이 와이프의 촌평이었습니다.
영화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저희 가족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저희 옆자리에 계신 분은 거의 흐느껴 우시더군요.시사회가 끝난 뒤 다들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영화 취재를 담당하는 문화 과학부의 남상석 선배가 이 영화를 추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되더군요. 오랜만에 울림이 있는 영화를 만나서 좋았습니다. 한국에서 계속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던데, 이런 좋은 영화는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그러고 보니 일본에 연수 와서 처음 보는 영화이기도 하네요. 일본은 영화 관람료가 비싼데다 한국어 자막이 없어서…
(사진=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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