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자신이 삼성의 차명계좌를 운영했다며 협박 편지를 보냈던 전 삼성증권 과장이 현재 도피 중인데 이 사람의 도피 과정에 삼성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습니다.
SBS 단독 취재,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1일, 서울 강남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선불 휴대전화 6대가 동시에 개통됐습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한 바로 다음 날입니다.
한꺼번에 개통된 6대는 비슷한 일련번호로 만들어졌습니다.
한 대는 삼성증권 임원 명의로, 나머지 5대는 대리점 사장 등의 명의로 개통됐습니다.
특검팀은 이 전화기들이 삼성증권 박모 전 과장의 도피 과정에 이용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6대 가운데 2대만 실제로 쓰였는데 한 대는 박 전 과장의 가족과 통화에 수 차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한 대는 삼성증권 김모 부장이 갖고, 박 전 과장이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와 수시로 통화한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특검은 삼성 측이 박 전 과장에게 이른바 선불 대포폰을 사주고 은밀하게 접촉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불 대포폰을 개통하기 전 박 전 과장과 김 부장이 이메일을 주고 받은 사실도 특검 수사팀이 확인했습니다.
이메일에는 김 부장이 "회사를 대신해 연락을 하고 싶다"며, "빨리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과장은 자신이 삼성의 차명 계좌를 직접 운영했다며 차명 계좌 백여 개와 임원들의 명단을 첨부해 협박 편지를 보낸 인물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현재 도피중입니다.
특검은 박 전 과장은 물론 김 부장도 붙잡기 위해 체포조까지 꾸렸지만, 김 부장은 이미 해외로 출국한 뒤였습니다.
[삼성증권 직원 : 휴가를 길게 사용중이신 걸로 알고 있어요. (개인전화를) 일반적으로 꺼놓죠. 회사에서 전화오면 휴가기간에 방해 되잖아요.]
박 전 과장은 잠적하기 직전 가족들에게 자신이 연락하기 전에는 연락이 닿지 않을거라는 말을 남겼다고 특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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