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바다에서는 신속한 방제작업을 위해서 유화제가 대량으로 살포되고 있습니다. 보이는 기름띠를 당장 없애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유화제로 인한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주변 해역 방제선에서 쉴새없이 바다로 뿌려대는 물대포.
물에 희석시킨 유화제입니다.
해변에는 방제작업에 쓰일 유화제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유화제는 어떤 작용을 할까?
기름이 가득한 지금의 바다 모습을 재현한 작은 수조에 직접 유화제를 뿌렸습니다.
수면 위로 두껍게 층을 이루고 있던 기름띠가 서로 엉겨붙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 덩어리가 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유화제와 완전히 섞인 기름 덩어리는 젤리 형태로 변합니다.
이 중 작은 덩어리는 조금씩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이처럼 유화제를 대량살포하면 기름을 바닷속 전체로 분산시켜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연안바다에 있는 양식장은 치명적입니다.
[유상열/어민 : 기름 제거한다고 유화제 대량으로 살포하는데, 유화제가 생태계 파괴가 안된다는 보장도 없고.]
현재까지 사용된 유화제는 모두 93kl 남짓.
환경단체들은 방제 당국이 항공기와 헬기까지 동원해 독성이 있는 유화제를 마구잡이로 뿌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염형철 /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원유 자체가 다양한 독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화제에 포함돼 있는 계면활성제라든지 솔벤트라든지 이런 것들이 더욱 더 독성을 강화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프린스호 사고 이후 해경이 유화제 사용 지침을 만들긴 했지만 해역에 따라 사용 가능 또는 억제 지역으로 단순히 구분해놓은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유재명/해양연구원 : 생태계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서 유화제 양이 달라져야 된다고 보는거죠. 어느 정도 쓰는 게 적정량인가 하는 부분들은 앞으로 연구되야 될 숙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름유출 사고에 유화제를 전혀 안 쓸수는 없다지만,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사용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관/련/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