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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쿠팡, 뉴욕증시 상장 노리는 진짜 속내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6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이슈가 굉장히 큰 기업이네요, 상장 때문에 그렇죠? 쿠팡 관련된 소식을 가지고 나왔는데, 쿠팡이 왜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상장하는 것입니까?

<기자>

쿠팡은 사실 그동안 나스닥에 상장하겠다, 이런 의지를 계속 밝힌 적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예상을 깨고 상장 요건이 더 까다로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세계 최대 규모고 그만큼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이 상장 후에 기업 가치가 500억 달러, 그러니까 약 55조 4천억 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2014년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후에 가장 큰 외국 회사의 주식 공개 상장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하기도 했고요, 또 쿠팡은 최근 매출이 늘면서 흑자 전환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 손실이 약 5천842억 원 정도인데요, 2019년과 비교를 하면 적자 폭이 1천200억 원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일명 '테슬라 상장'이라고 해서 한때 적자를 내고는 있지만 미래 가치를 판단해서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 상장'이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미 비슷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쿠팡이 이것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 상장이 확실시된 것은 아니라서 앞으로 진행될 쿠팡의 투자자 설명회 등 남은 절차를 좀 지켜봐야 합니다.

<앵커>

김 기자, 그리고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는 이유 중에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차등 의결권 제도라는 것이더라고요. 그런데 이것이 일단 무엇인가요?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네, 주식의 종류마다 의결권에 차등을 두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도입이 됐고 아시아에서도 확산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우리 한국은 아직 시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쿠팡은 이번에 일반 주식은 클래스 A로, 김범석 의장이 보유한 주식은 클래스 B로 나눴고, 클래스 B에 29배에 해당하는 차등 의결권을 부여했습니다.

지분을 1%만 가져도 29%의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죠.

경영권 위협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 운영이 가능합니다.

한국은 아직 도입이 안됐다고 아까 말씀드렸죠. 그래도 논의는 계속 돼왔습니다.

현재 벤처기업에 한해서 이 차등 의결권을 주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가 돼 있습니다.

재벌의 편법 세습에 악용될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번 쿠팡 상장을 계기로 다시 활발한 논의의 장이 마련이 됐습니다.

<앵커>

여기서 궁금한 것이 그러면 어쨌든 쿠팡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이 되면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공모주라는 것, 이것 참여할 수 있습니까?

<기자>

아니요. 미국은 한국이랑 좀 다른데요, 이런 공모주 청약에 개인투자자들이 사실상 참여를 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는 공모주 청약을 위험하고 투기적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쿠팡이 상장에 성공한다면 이르면 다음 달쯤에는 단일 종목으로는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장 초기에는 변동성이 큰 데다가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상한가, 하한가 제도가 없기 때문에 추이를 조금 지켜보는 것을 추천을 드립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어제 네이버 주식이 5% 넘게 뛰었는데요, 쿠팡이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국내에서 1위 이커머스 사업자인 네이버쇼핑도 재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쿠팡의 상장 도전 소식이 벌써 국내 증권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쿠팡이 상장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무상 부여하겠다, 이런 계획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쿠팡 배송직원들과 정규직, 그리고 또 계약직 직원들까지 모두 포함을 해서요. 주식을 무상으로 받게 됐습니다.

1인당 약 200만 원 상당의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이라는 건데요, 주식을 받은 날로부터 1년을 근무하면 절반을, 2년 근무하면 나머지 절반을 받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앞서서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고 서류에서도 이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축하하고, 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헌신한 직원들에게 최대 1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고생한 우리 쿠팡 직원들에게 소속감도 심어주고 다른 기업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훌륭한 선례를 남기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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