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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도 모르는 '유령 아기' 2,236명…전국 수사 확대

<앵커>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두 명이 어제(21일) 한 아파트 냉장고 안에서 발견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 아기들은 병원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주민등록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감사원이 살펴봤더니 모두 2,236명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 가운데 1%를 조사한 결과, 어제 냉장고에서 발견된 아기 두 명을 비롯해 최소 3명이 숨진 걸로 확인되면서, 경찰이 지역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첫 소식, 김지욱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지난달 22일, 감사원이 화성시에 보낸 공문입니다.

예방접종 후 출생신고 없이 '임시 신생아번호'로 남아 있는 아이 4명의 신원을 확인해, 보호가 필요한지 알려달라는 요청이 담겼습니다.

화성시는 네 아이 중 세 아이의 신원은 확인했지만, 2021년생 아이를 둔 20대 여성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화성시청 관계자 : 친모가 사는 곳이 화성이기 때문에 거주지를 가서 만나려고 했는데.]

여성을 수차례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던 화성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여성은 출산 일주일 만에 아기를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아이를 키워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고, 연락이 온 사람에게 인계했다는 겁니다.

[화성시청 관계자 : '카페에서 만나서 거기에서 아기를 그쪽으로 전해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경찰은 여성의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당시 함께 있던 걸로 파악된 친부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감사원 감사로 촉발된 미신고 아동에 대한 경찰 수사는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어제 수원을 포함해 경기 안성과 경남 창원 등 여섯 건이 대상입니다.

지난해 3월 창원에서 20대 친모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않아 생후 76일 만에 숨진 여아도 출생 미신고 영유아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성시에서는 타인 명의로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40대 여성이 입건됐습니다.

오산시에서도 2015년생 미신고 아동의 소재가 파악이 안 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황지영,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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