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이 이렇게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 이걸 당론으로 정한 명분은 오늘(7일) 오전에 있었던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로 봐야 할 겁니다. 계엄 해제 발표 이후에 사흘 넘게 침묵을 지켜오다가 2분도 채 안 되는 담화를 발표한 건데요.
그 내용을 윤나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의사를 직접 발표한 이후 77시간 만인 오늘 오전 10시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 나섰습니다.
이번 계엄 사태에서는 대통령의 세 번째 담화였는데 기자들에게는 발표 57분 전에 담화 사실이 공지됐습니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나 해제 때와는 달리 의자에 앉지 않았고 선 채로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짧게 설명한 뒤 국민에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사과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계엄선포는) 국정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계엄을 둘러싼 책임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적 관심은 임기 등 거취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나올지에 쏠렸는데 윤 대통령은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향후 국정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습니다.]
여기서 우리 당이라는 표현도 두 번 등장했습니다.
발표를 마친 윤 대통령은 3초간 허리를 숙여 재차 사과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앞선 두 차례 담화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의 출입은 제한됐고 별도의 질의응답도 없었습니다.
국회 탄핵 표결을 7시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침묵을 멈추고 대국민 사과에 나선 건 국민의힘 내부 결속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최준식·김남성,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