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서는 안 될 역사, 그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 땀 한 땀 인형으로 만들어져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교복을 입은 학생, 말쑥한 정장을 입은 남성.
평범한 이웃의 모습을 한 커다란 종이 인형들이 시민들과 함께 도로를 메웠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희생자들 얼굴을 본뜬 인형들이 광주 시내를 행진했습니다.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두 달간 신문지와 종이상자로 만든 것입니다.
5월 18일에 태어난 딸을 보기 위해 완도에서 광주로 달려왔다가 계엄군 총에 희생된 김재평 씨, 만삭의 몸으로 남편을 기다리다가 총에 맞아 숨진 최미혜 씨 등 희생자들과 민주화 정신을 계승한 이한열, 박종철 열사를 비롯해 현재 광주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얼굴도 담겼습니다.
[추현경/민족미술협의회 작가 : (인형으로) 40년 전 그날의 사람을 기억하고, 금남로를 (현재 시민과) 같이 걸으면서 그날을 함께 걸으려고…]
군용차에 남편을 잃은 윤삼례 씨는 행진 내내 남편 인형의 팔을 꼭 붙잡았습니다.
[윤삼례/희생자 유족 : (남편과) 살아서 같이 다니는 것 같은데… (남편이) 여러 사람하고 같이 재미있게 하늘나라에 가서 못 살았던 세상 한번 살아보고….]
[고현주/광주 북구 : (행진 보니까) 5·18 민주항쟁을 같이 기억하시려는 분들이 많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코로나19로 야외 행사 대부분 취소된 가운데 내일(17일)은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진행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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