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최근 5년간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 0원…한진家 수사 속도

<앵커>

이 물벼락 갑질에서 비롯된 한진그룹 총수 가족의 탈세와 밀수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관세청 조사 결과 조양호 회장은 최근 5년 동안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아예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분명히 돈을 쓰긴 했을 텐데 자기 신용카드를 안 썼다면 현금을 썼거나 회사의 법인카드를 사용했겠죠? 조사는 이 쪽으로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2015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총회입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위원장 자격으로 매년 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2014년 7월부터 2년 동안은 서른네 차례나 외국 출장을 갔습니다.

그런데 관세청 조사에서 조 회장은 최근 5년 동안 외국에서 사용한 개인 신용카드 내역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사용 내역이 없다 보니 관세를 누락 혐의도 찾을 수 없어 조 회장은 현재까지 '피의자' 신분은 아닙니다.

관세청은 조 회장이 개인 카드 대신 법인 카드나 현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 카드로 외국에서 물건을 샀더라도, "선물로 구매해 현지 사람에게 줬다"고 주장하면 밀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조 회장을 제외한 다른 가족은 외국에서 사용한 개인 신용카드 내역이 다수 발견돼, 관세청은 고가의 물건을 중심으로 세금을 냈는지 면밀히 대조하고 있습니다.

또 대한항공 담당 직원들과 제보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참고인 조사와 카드 내역 분석 등이 끝나면 이명희 씨와 자녀들을 소환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