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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살인' 아내 무기징역…"정황 증거로도 혐의 인정"

<앵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니코틴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남녀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니코틴 원액을 어떻게 투여했는지 살해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황만으로도 아내와 내연남의 유죄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53살 오 모 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내 48살 송 모 씨는 상조회사에 가장 먼저 연락했고 장례도 치르지 않고 시신을 부검한 날 바로 화장했습니다.

그러나 부검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오 씨의 혈액에서 치사량의 니코틴과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발견됐습니다.

니코틴을 누가 어떻게 투여했는지 수사기관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정황은 부인 송 씨와 내연남 47살 황 모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기에 충분했습니다.

부인 송 씨는 혼인신고 없이 살다가 남편이 숨지기 두 달 전 혼인신고를 했는데 이때 남편이 아닌 내연남 황 씨와 함께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황 씨는 사건 직전 니코틴 원액을 해외에서 구매했고 휴대폰으로 '살인의 기술', '니코틴 치사량' 등을 검색했습니다.

10억 원에 달하는 오 씨의 유산도 두 사람은 나눠 가졌습니다.

두 사람은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정황 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하기 충분하다"며 "인명 경시 풍조와 물질만능주의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어 유사한 범죄 재발 막기 위해서라도 중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말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이번 선고에 "일부 억울한 점이 있다"면서 항소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이찬수,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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