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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경고문구 없어…'죽음의 구멍' 환풍구

<앵커>

환풍구 안전사고는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지난해엔 고교생이 환풍구에서 떨어져 숨졌고, 2009년엔 초등학생이 중상을 당했습니다. 사고가 계속되는데도 환풍구 설치에 관한 법률이나 규정은 아예 없는 실정입니다.

안전 사각지대인 환풍구, 윤나라 기자가 긴급점검했습니다.

<기자>

남성이 환풍구를 가로질러 지하철 역사로 들어갑니다.

이 남자는 거리낌 없이 환풍구 위를 빠르게 걸어갑니다.

[환풍구 통행 시민 : 통로가 좁아서 위로 밟고 왔어요. 아무 생각 없이 와서 위험한 지 모르겠어요. (아래 보시니까 어떠세요?) 아찔하네요.]

아래는 10m 깊이 환풍구인데 철제 덮개를 지지하는건 폭 10cm 지지대 뿐입니다.

이번 판교 환풍구 사고와 같이 여러 사람이 올라가 하중이 쏠리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서울 도심에 설치된 한 지하철 환풍구입니다.

성인이라면 간단하게 올라설 수 있는 높이인데 올라서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나 경고문구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행법규엔 환풍구의 규격이나 덮개의 재질, 출입 통제 등 안전조치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남준/사고대책본부 대변인 : 환풍구 덮개 자체가 사람이 올라가거나 물건을 적치하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준은 없습니다.]

환풍구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에 부산에서는 고교생이 지하 6층 깊이의 백화점 환풍구 밑으로 떨어져 숨졌고, 2009년엔 경기도 동탄의 아파트에서 어린이가 10m 깊이의 지하주차장 환풍구에 떨어져 중상을 입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건축구조기준엔 사용하지 않는 지붕의 경우 1㎡당 100kg의 하중을 견디게 설계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단속규정이 없는데다 환풍구 덮개를 지붕으로 볼 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전문가들은 환풍구를 기둥형식으로 세워 안전사고를 원천봉쇄하자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최창식/한양대 건축공학과 교수 : 사고가 난 환풍구를 보니까 낮은 데는 0.95m 이렇게 돼 있는데, 1.5m 이상, 2m 이상 높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접근을 방지하는 것이 일차적입니다.]

불가피하게 환풍구 위치가 낮다면 안전펜스라도 설치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김현상,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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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현장 상황]

* 사고현장에서 촬영된 영상 보니 '뚫린 환풍구' 아수라장

* [현장 포토] 환풍구 붕괴 직전 '위태로운 모습' 포착

[현장 포토] 덮개 끝 붙잡은 시민…위기일발 '아찔'

[피해자·목격자 진술]

"덮개 흔들려 무섭다 말한뒤…사람들 갑자기 사라져"

"환풍구 출렁거리는 것 같더니…사람들 떨어졌어요"

[사고 원인은]

* '죽음의 구멍' 된 환풍구…하중 못이기고 철망 추락

* 걸그룹 공연 시작되자 몰려…현장 통제 안 됐다

* "현장 안전관리인 충분히 있었다면" 국민 분노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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