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학생들 통학길에서 트럭 '쾅'…공포의 경사로

관계기관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

<앵커>

서울 금천구의 한 급경사 도로에서 대형 트럭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학생 수천 명이 등하교하는 길입니다. 언제고 대형사고가 또 날 수 있지만, 구청, 서울시, 도로사업소 모두 내 책임은 아니라면서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다리차 한 대가 대형 탑차와 가로수 사이에 끼어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급한 경사로를 내려오던 탑차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앞서 달리던 차량 두 대를 잇따라 추돌한 겁니다.

지난해 11월에도 건축 자재를 실은 4.5톤 트럭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전도되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신철호/주민 : 여기는 지금까지 총 3-4명이 죽었던 곳입니다. 이 도로는 경사가 너무 높아서 브레이크 파열로(사고가 잦아요.)…]

사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급한 대로 대형 트럭의 진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을 붙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사고가 난 도로는 경사가 급해 2.5톤 이상 차량의 진입을 막아놨지만 지금 보시는 것처럼 대형 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습니다.

도로의 경사도는 13도.

미시령 관통 도로와 맞먹는 경사입니다.

음료수 병을 굴려보자 빠른 속도로 굴러 내려가다 깨져버립니다.

불과 1km 거리에 급커브 구간이 5곳이나 됩니다.

근처에 있는 5개 학교 4000여 명의 학생의 통학로로 이용하는 길이라 주민들이 민원을 숱하게 제기했지만 관계기관은 모두 네 탓만 하고 있습니다.

[금천구청 : 여기서는 전혀 손 쓸게 없으니까. 그 도로는 남부 도로사업소에서 관리해요.]

[남부 도로사업소 : 우리는 그냥 포장만 관리를 하는 거지. 시청에서 해야 돼요.]

[서울시 :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현재는 없습니다. 단속은 경찰에서…]

[금천경찰서 : 경찰이 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구청에서 (해야죠.)]

관계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대형 사고는 계속되고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