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곳곳에서 송어잡이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두꺼운 얼음에 구멍내고, 송어 낚아 올리는 추억 만드려고 빙판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송어 축제에 송어가 보이질 않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송어 축제장.
얼음구멍에 뛰어들기라도 할 기세로 머리를 들이밀고, 아예 드러누워 낚싯대를 드리워보지만 송어는 입질도 하지 않습니다.
[이기범/인천 부평구 : 다섯 시간 동안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이호상/서울 강북구 :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지금 한 세 시간 정도 했어요. 화나요, 정말.]
경기도와 강원도의 송어 축제장 네 곳을 찾았지만 상황은 모두 비슷합니다.
하루 평균 수천 명의 관광객이 송어 낚시장을 찾지만 실제로 송어를 잡았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송어의 숫자가 관광객의 숫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축제관계자 : 고기가 없다고들 하시는데, 우리만 없는 게 아니에요. 고기를 많이 풀어도 못 잡는 사람은 못 잡아요.
송어는 보이지 않고 낚싯대 6천 원, 의자 3천 원, 미끼 2천 원.
가는 데 마다 모두 돈입니다.
축제장 내 식당, 카드는 사용할 수 없고, 현금을 주고 쿠폰을 사야만 합니다.
[관광객 : (카드도 안 되고) 영수증도 못 끊어준데요. 다시 오고 싶지 않아요.]
상인들은 주최 측에 수익금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직접 확인한 송어 축제 4곳 가운데 3곳이, 지자체와 관계없는 민간업체에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민간업체에서 운영하다보니 돈벌이가 우선입니다.
얼음에 금이 가거나 덜 언 곳도 있어 관광객들이 불안해하지만, 지자체는 수수방관할 뿐입니다.
[군청 관계자 : 지자체는 장소만 제공하고 (민간업체에서 하는 거예요.)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에서 보험을 들어놨죠.]
비슷비슷한 지역 축제가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오히려 그 지역의 명성에 먹칠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