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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신고 5시간 만에 '폭삭'…발화에서 붕괴까지

<8뉴스>

<앵커>

처음으로 불이 감지된 시간은 어제(10일) 밤 8시 45분, 6백여 년의 풍파에도 끄떡 없었던 숭례문은 불과 다섯 시간 만에 완전히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발화에서 붕괴까지, 시간대별로 화재상황을 돌아봤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숭례문에서 화재 조짐이 보인 것은 어젯(10일)밤 8시 45분입니다.

2층 누각 정면의 왼쪽 아랫부분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8시 50분, 당황한 목소리의 화재신고가 최초로 접수됐습니다.

[119신고전화 : 숭례문, 숭례문, 불 났어요, 지금. 아래로 막 타요. (숭례문이 불 탄다, 이 말씀이에요?) 네, 타고 있어요, 타고 있어요, 지금 막.]

신고 접수 2분 만에 화재진압팀이 출동했고, 소방대원들은 곧바로 2층 내부로 들어가 천장에 집중적으로 물을 뿌렸습니다.

40여 분 뒤, 겉불이 꺼지고 연기만 나는 '훈소 상태'가 되자, 진압팀은 불길이 잡힌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안도의 순간도 잠시, 기와 안쪽에 숨어 있던 불씨가 맹렬하게 번져 나왔습니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9시 55분 소방당국은 화재비상 2호를 발령해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을 증강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40여 분 뒤, 최고 단계인 화재비상 3호가 발령됐습니다.

밤 11시에는 붕괴 위험이 감지되면서 내부에 있던 대원들이 황급히 몸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10분 뒤 진압팀은 현판을 보존하기 위해 떼어냈습니다.

냉각수 대신 거품식 소화 약제가 뿌려졌지만 불길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밤 11시 50분, 지붕해체작업을 개시하기로 했지만 뿌린 물이 얼어붙고 경사가 급해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급기야 건물을 뚫고 나온 시뻘건 불길이 2층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힘겹게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숭례문 2층 누각은 새벽 0시 58분, 맥없이 주저앉았습니다.

기왓장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숭례문의 1,2층 누각 모두가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밤샘 진화작업도 헛되이, 600년 넘게 '수도 서울의 얼굴'로 도심을 지켜왔던 국보 1호 숭례문은 불과 5시간여 만에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국보 1호 숭례문, 화려했던 화재 전 모습
 

[포토] 숯덩이로 변한 국보 1호 숭례문
 

관/ 련/ 정/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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