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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명줄인데…" 신임 소방관 집단병원행 무슨 일

<앵커>

소방관들이 쓰는 공기호흡기는 화재 현장에서 필수적인 장비로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소방학교에서 이 공기호흡기 착용 교육을 하던 중에 일부 소방관들이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장비는 일선 현장에도 보급된 것이었습니다.

윤나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불길에 맞서 물을 뿌리고, 시커먼 연기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 대부분 공기호흡기를 매고 있습니다.

[전직 소방관 : 그게 없으면 내가 호흡을 하지 못하는데, 소방관들에게는 생명이나 다름없는 거에요.]

그런데 지난 9월 중순, 광주소방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신임 소방관들이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고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임 소방관 20명과 교관 등 27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습니다.

같은 제품을 납품받은 전남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공기호흡기 납품 업체 : (납품한 공기호흡기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어떻게 된 건지요?) 저희는 따로 입장이 없습니다.]

사고 원인은 공기를 충전하는 필터에 이상이 생겨 용기에 수분이 들어갔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공기호흡기 내 수분 함량 기준치는 제곱미터당 25mg인데, 4배에 가까운 수분이 검출된 겁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공기호흡기 내에) 수분이 존재하면 추운 날씨가 되면 얼음이 생겨서 감압기나 밸브 호수가 동결이 됩니다. 공기 공급이 차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숨을 못 쉬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서에 보급한 같은 형태의 공기호흡기 536개를 전량 교체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사고 소식을 전국 소방서에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또, 최초 입찰 규격으로 제시한 제품은 가볍고 부식 위험이 덜한 플라스틱 소재였지만, 새로 교체한 건 더 무겁고 부식 우려가 있는 알루미늄 소재의 제품이었습니다.

소방청은 정상 절차에 따라 무게 기준에 맞는 제품으로 교체가 이뤄졌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사고 관련 내용을 교육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안여진, 자료제공 :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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