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제(1일) 서울 시청 앞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영상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사고가 나기 직전, 가해 차량이 호텔을 막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는 영상입니다. 호텔 주차장을 나온 직후 들어가서는 안 되는 일방통행 길 쪽으로 그 차량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모습이 이 영상에 담겨 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사고 당일인 그제 밤 9시 25분쯤.
웨스틴 조선 호텔 맞은편 일방통행 도로에서 찍은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초록 불이 들어오면서 차량들은 시청 방면으로 좌회전하거나 호텔 쪽으로 직진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 순간 호텔 주차장 쪽에서 사고 차량의 것으로 보이는 불빛이 평범한 속도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1~2초 뒤 차량은 우회전만 가능한 곳에서 빠른 속도로 직진하면서 일방통행 도로로 쏜살같이 진입합니다.
[사고 목격자 : 거의 굉음이 들렸어요. 체감하기로는 시속 한 100km 이상, 액셀러레이터를 거의 100% 다 밟은 느낌 있지 않습니까.]
3차선으로 들어오던 차량은 2차선으로 차선을 바꾸기도 합니다.
차량 뒤쪽 블랙박스입니다.
마주 오는 차량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 차량은 도로 우측으로 붙어 계속 달립니다.
속도는 줄어들지 않은 상황입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들어왔어야 할 뒤쪽 브레이크 등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도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왼쪽 인도 쪽으로 돌진합니다.
가드레일 등에 부딪혀 왼쪽이 붕 뜬 차량은 계속 앞으로 달려갔고,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이항구/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 : 화면을 볼 때, 충돌 시에는 100km/h가 넘을 것으로 보고 또 후미 등을 볼 적에도 (브레이크) 흔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을 기계적인 결함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추정합니다.]
영상에서는 인도로 돌진하는 순간 차체 브레이크등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브레이크가 밟혔던 것인지, 아니면 사고 충격 등으로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인지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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