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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업 자체가 고역" 따라가기 힘든 '느린 학습자'…"지원 필요"

<앵커>

조금은 느린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고 또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돕는 건 어른들의 몫입니다. 하지만, 법적 근거나 기준은 없는 상황인데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만이라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어서 손기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 학습발달센터에서 경계선 지능을 가진 중학생이 언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소금 없이 못 살아' 그러면 소금이 좋은 거예요, 안 좋은 거예요?) 소금이 좋은 거죠.]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보충 수업을 받는 셈입니다.

[황리리/인지학습발달센터장 : 학교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에요. 왜냐하면, 이해가 안 되잖아요. 수업시간의 내용이.]

교육부 조사 결과, 초등학교 1학년인 경계선 지능 학생 중엔 약 33%가 기초학력 미달자로 분류됐지만, 6학년은 약 87%로 대폭 올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가 더 힘들어지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도울 지자체·교육청별 지원은 관련 법이 없어 천차만별입니다.

일반 학원에서도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가 직접 나서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김 모 씨/느린학습자 학부모 : 제가 공부해서 제가 가르치는 거죠. 학원은 보통 선행학습을 시키잖아요. 저희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따라가기 힘들죠.]

자신감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성인 문턱에 가서도 사회 적응에 애를 먹기 일쑤입니다.

[장 모 씨/느린학습자 학부모 :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라도 조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잖아요. 아이가 자신감이 없죠. '엄마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난 원래 못하는데'.]

학부모들은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만이라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송연숙/느린학습자시민회 이사장 : 이 아이들이 결국 성인이 될 거고 우리나라를 책임질 일꾼들이 될 텐데, 그들을 다 버리고 갈 거냐는 거죠.]

지원의 근거가 될 법령을 만들기 위한 입법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백승아/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기 진단과 실태조사, 또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거든요. 국가 책임제로 이 학생들을 돌봐줘야 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느리더라도 온전하게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강동철·강시우,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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