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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항일 함께"…일본, 트럼프의 '중국 동맹국' 발언 '경계'

"2차대전 항일 함께"…일본, 트럼프의 '중국 동맹국' 발언 '경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9월 24일 목요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당시 미국과 중국이 '동맹국(allies)'이었다고 표현하자 일본 언론이 이례적 발언이라며 경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선 시 주석 환영사에서 중국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맹국'이라고 칭하며 일본과 싸웠던 미국인 의용병 등을 언급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의 이익 추구는 수많은 차이를 넘어 양국 국민을 하나로 묶어줬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우리를 동맹국으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중국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운 미국인 의용병 부대 '플라잉 타이거스'(Flying Tigers)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그들의 활약은 실로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향후에도 미국이 중국과 협력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미국 양국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파시즘의 침략에 맞섰다"고 맞장구치며 중일·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제국주의 일본을 사실상 겨냥했습니다.

이어 "중국 인민은 이 역사를 절대 잊지 않았으며 미국 국민 또한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도 "지금이야말로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함께 지켜나가야 할 때"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국과 중국이 항일에서 손잡은 점을 강조한 것이 향후 미중 밀착과 미일 관계 등한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동맹 관계였던 중국은 1949년 수립된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니라 장제스가 이끌던 중화민국이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의 발언은 항일을 둘러싼 중국의 담론을 강화하는 소재가 될 우려가 있다.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파장이 예상된다"고 짚었습니다.

닛케이는 시진핑 지도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방위 정책과 역사관을 '신군국주의'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거 일본과 함께 싸웠던 역사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호응한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베이징 방문 당시 만찬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의 동맹국'이라고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는 수준이었고 이번에는 자신의 발언이라고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닛케이는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 측으로부터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등 확약을 얻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사를 언급하는 말로 중국 측에 '답례'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아울러 일본 언론들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시 주석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온 다카이치 총리가 향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중일 관계를 재건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지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을 대상으로 한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 삭제를 요구하며 중국을 자극한 것이 중일 관계 악화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문에 적국 조항 삭제에 관한 내용을 직접 추가하는 등 각별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국 조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승전국들이 독일, 일본 등 패전국의 군사 도발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허가나 선전포고 없이도 군사적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규정입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요구에 대해 중국 정부는 해당 조항은 '중요한 현실적 의미'가 있다며 즉각 반박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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