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정된 성인 페스티벌을 두고 지역사회의 반발로 장소 대관이 잇따라 취소되자, 주최 측은 또다시 장소를 옮긴 뒤 정확한 장소는 티켓 구매자들에게만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성인페스티벌이 서울 한강공원 선상에 열린다는 소식에 서울시가 불허 조치를 내린 지 이틀 만의 일입니다.
오늘(16일) 성인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KXF) 주최사 측은 SNS를 통해 행사 장소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 카페 골목 반경 260m 안'으로 표기하며 행사 하루 전인 19일 오후 9시쯤 "티켓 구매자분들께만 정확한 장소를 개별 문자로 발송하겠다"라고 공지했습니다.
한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참여하는 팬미팅으로, 지난해 광명에서 처음 열린 데 이어 오는 20일과 21일에 두 번째 행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사를 반대하는 시의 잇따른 대관 취소로 인해 지금까지 개최 장소가 3번 바뀌었습니다.
당초 주최 측은 수원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행사장 인근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성 상품화를 조장한다'는 등의 논란이 제기되면서 수원시가 이를 무산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행사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왔고, 지난달 21일 시작된 청원은 이달 15일 기준으로 5만 명을 돌파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이어 대체 장소로 파주시를 찾았지만 같은 이유로 개최를 불허하면서 대관이 취소됐습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젠더 폭력 예방 및 성 평등 인식 확산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행사가 파주에서 열리면 그동안 시가 적극적으로 만들려 했던 성 평등한 사회 구축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경기 일대에서 진행이 어려워지자 주최 측은 다시 개최지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 위치한 선상 업장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러자 서울시는 15일 해당 업장 운영사에 "성인 페스티벌은 성 인식 왜곡, 성범죄 유발 등이 우려돼 선량한 풍속을 해한다"며 "하천법과 도선사업법 등 규정에 따라 행사 개최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만약 행사를 강행할 경우 서울시는 해당 업장 임대 승인 취소는 물론 법률에 의거한 고발 조치에 이어 "전기까지 끊겠다"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축제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라며 반발에 나선 주최 측은 행사를 막은 수원시와 여성단체에 대해 업무 방해와 허위사실 유포의 책임을 묻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한편, 수원시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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