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네덜란드, 영국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이 논문의 제목은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CFC-11)의 지속적이고 예상치 못한 증가(An unexpected and persistent increase in global emissions of ozone-depleting CFC-11)'이다. 감소하고 있을 것으로만 생각했던 전 세계 대기 중 프레온가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된 것이다(Montzka et al., 2018).
냉장고나 에어컨 냉매, 발포제, 스프레이 분사제, 반도체 세정제 등으로 널리 사용되었던 프레온가스는 미국 듀폰사의 상품명으로 염소와 불소를 포함하는 유기화합물인 염화불화탄소(CFC, Chloro Fluoro Carbon)를 총칭하는 말이다. 한때 꿈의 물질이라고까지 불렸다는 프레온가스는 그러나 성층권 오존을 파괴하는 물질로 확인되면서 1987년 성층권 오존층 보호를 위한 국제 협약인 몬트리올 의정서를 시작으로 2010년 이후에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개발도상국에서까지 생산과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2010년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프레온가스의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 어떻게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을까? 금지하기 전에 사용된 제품에서 일부 배출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 같은 경우 추가적인 배출이 없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대기 중 프레온가스는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연구팀은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 제주도 고산과 일본 오키나와 남쪽 동중국해에 있는 하테루마 섬에서 관측한 대기 중 프레온가스 농도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2013년 이후에도 중국 산둥성과 허베이성 등 중국 동부지역에서 연간 7천 톤 정도의 프레온가스가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전 세계 프레온가스 증가량 1만 1천 톤~1만 7천 톤의 40~60%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팀은 중국이 유엔 환경계획(UNEP) 오존 사무국(Ozone Secretariats)에 보고하지 않고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물질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이 제주도 고산과 하테루마 섬에서 관측한 대기 중 프레온가스 농도를 보면 2012년까지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부터 크게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아래 그림 참조). 하테루마 섬에서 관측한 자료보다는 제주도 고산에서 관측한 자료에서 증가 추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농도가 감소하고 있는 남반구 호주에서 관측한 자료(회색 실선)와는 극히 대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반구가 아니라 북반구, 특히 제주도에서 가까운 곳에서 배출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사회가 중국의 불법적인 프레온가스 생산과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과학적인 근거가 될 전망이다. 중국이 미세먼지에 이어 불법적인 프레온가스 생산과 사용으로 지구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프레온가스 생산과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은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해로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성층권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구촌의 그 어떤 생명체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참고>
프레온가스와 함께 최근 중국 동부지역에서 많이 배출되고 있는 클로로포름도 오존층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 아래 [취재파일] 참조
< [취재파일] 중국발 '클로로포름', 오존층 회복 위협하고 있다 >보러가기
<참고문헌>
* Montzka, S. A. et al. An unexpected and persistent increase in global emissions of ozone-depleting CFC-11. Nature 557, 413–417 (2018).
* Rigby, M. et al. Increase in CFC-11 emissions from eastern China based on atmospheric observations. Nature 569, 546-550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