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런 머스크는 1971년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10년전 페이팔의 전신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X.com을 만들어 15억 달러 (1조 7천억원)에 팔아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1조 7천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게 된 엘런 머스크는 남태평양 휴양지에서 평생 편안한 삶을 살수도 있을 터인데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뛰어듭니다. 로켓 제조회사인 ‘스페이스 X’와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를 설립했고 ‘솔라시티’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스페이스 X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상업용 우주선 ‘드래곤’발사를 성공시켜 세상을 놀라게 했고 10년 이내에 일반인들이 화성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야심 찬 꿈도 밝혔습니다. 한달 뒤인 6월에는 한번의 충전으로 426킬로미터나 달릴 수 있는 전기자동차 ‘모델 S’도 출시했습니다.
노력파인 에디슨과 동시대에 살았으면서도 에디슨의 빛에 묻혀 있었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에 영감을 받았던 그는 12살 때 이미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5백 달러에 판 적이 있을 만큼 천재이자 태생적 사업가였습니다. 그런 기반을 토대로 앞으로 미래는 청정에너지와 우주탐험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영감을 갖고 테슬라와 스페이스 X에 생을 건 모험을 하고 있는 겁니다.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모델이 바로 이 엘론 머스크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그런 그가 왜 전기자동차의 보유 특허를 모두 무료로 공개한다고 했을까요? 그가 밝힌 이유는 이렇습니다. “기술적 선도는 특허가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듯이 딱 정해져 있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특허를 고집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유능하고 뛰어난 기술자들에게 영감을 부여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기술적 선도를 유지하는 길이다.” 참 알쏭달쏭한 얘깁니다. 그게 특허 공개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분석가들의 분석을 통해 그의 속내를 알아봅니다. 현재 미국에서 전기 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1%밖에 안됩니다. 전기 차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의 입장에서는 다른 전기 차 업체들이 경쟁자가 아니라 화석연료로 달리고 있는 가솔린 내연기관차들이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1%시장 갖고는 아무리 선두가 된다 한들 돈이 될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아예 1%밖에 안 되는 시장을 더 키워서 그 시장에서 선두를 달려야 돈이 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전기 자동차의 핵심이자 약점은 충전 문제입니다. 전기 자동차의 기술력 경쟁은 얼마나 짧은 시간에 충전해서 얼마나 오래 달리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테슬라가 그 기술을 무료로 알려주겠다는 겁니다. 또 다른 약점은 충전소 부족인데, 테슬라는 아예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 기술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테슬라가 전기 자동차 시장을 키우려는 의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미 기술적으로 앞서 있어서 전기 자동차 기술이 공개된다고 해도 계속 기술적으로 선도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있기도 합니다.
엘런 머스크의 이런 모험을 시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특허 공개를 선언한 날, 테슬라의 주가는 95센트 떨어지는데 그쳤습니다. 주당 가격이 203달러 정도니까 1%도 안 되는 겁니다. 결국 시장에서도 테슬라가 특허를 공개한다고 해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또 다른 분석도 있습니다. “테슬라가 경쟁자들에게 기술을 공개한다고 해도, 테슬라는 한동안 테슬라의 배터리를 팔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참 짭짤한 일이죠. (Preety awesome).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의 특허 공개는 전적으로 이타적인 (altruistic) 것만은 아닙니다.” 스탠포드 법대의 특허법 전문가인 제이콥 셔코우 교수의 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테슬라의 이번 결정이 엄청난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Gartner Inc.의 분석가 실로 코스로프스키는 “만약 당신이 당신이 보유한 모든 책을 다른 사람에게 열어 보여준다면, 어찌됐건 간에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은 무기를 가지고 싸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아무리 기술적 선도를 하고 있다 해도 특허 기술이 모두 공개되면 다른 경쟁자들이 계속 따라만 올게 아니라 테슬라를 능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엘론 머스크를 모델로 했다는 ‘아이언 마스크’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도 영화에서 자신이 무기 산업에 치중해 많은 사람이 죽어간다는 현실을 뒤늦게 깨닫고 무기 산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해 공동 창업자와 갈등을 겪고 결국에는 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엘론 머스크 역시 토니 스타크 처럼 야심차고 자신감에 넘쳐 특허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나섰겠지만, 그 결과가 그의 속내나 계산처럼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44살의 젊은 사업가이자 원대한 꿈을 차곡차곡 현실화하고 있는 엘론 머스크에게 있어서도 이번 결정은 분명 모험임에는 분명합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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