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복원할 수도 없지만 화재도 역사라고 생각한다."
세계 곳곳의 이색 문화를 소개하는 SBS<지구촌VJ특급>이 20일 방송분에서 지난 10일 발생한 숭례문 화재 참사와 관련, 비슷한 문화재 참사를 겪었던 스위스의 사례와 일본, 중국 등의 문화재 방재 시스템을 소개했다.
1398년 완공된 숭례문은 1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 600여년의 역사를 자랑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1333년 세워진 스위스 루체른의 '카펠교'도 1993년 방화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재 참사가 일어나기 전까지 600여년의 위용을 과시했다.
루체른의 명물이었던 호수 위의 교각 '카펠교'는 당시 화재로 285m나 되는 길이의 무려 절반을 잃었다. 스위스 정부는 화재 직후 400만 스위스 프랑(한화 34억원)을 투입해 복원 작업을 지원했다.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과 시민들의 성금으로 카펠교는 1년만에 잘린 허리를 다시 이을 수 있었다.
그런데 '카펠교' 복원 작업에서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화재 당시 상처를 그대로 보전했다는 점이다. 즉, 타지 않고 남은 부분과 손상된 부분을 최대한 남겨둔 것이다. 특히 카펠교 천장에 루체른의 역사를 담은 120여점의 그림은 복원할 수 없어 탄 그림을 그대로 걸어두거나, 없으면 비워두었다.
당시 복원작업을 지휘했던 하덱거 씨는 지구촌VJ특급과의 인터뷰에서 "완벽하게 복원할 수도 없지만 화재도 역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손상된 부분을 그대로 두었다"고 화재 참사의 상처를 보전한 남다른 의미를 설명했다.
현재 카펠교는 센서나 감시카메라 등의 최첨단 방재 시스템으로 보호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화재 보호 시스템은 '문화 선진국'이라 할만큼 배울 점이 많다.
1679년 세워진 일본 도쿄 소재 국가지정 주요 문화재인 고코쿠지 사찰의 방재 시스템의 핵심은 승려들을 주축으로 한 자체소방대에 있다.
이들은 화재 발생 시 소방차가 오기 전 '물대포'를 이용해 초기 진화 작업을 한다. 전국 주요 문화재 관리자들은 매년 1월 26일이 되면 전국적으로 화재 진압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매우 구체적인 상황설정을 바탕으로 치러져 실전을 방불케 한다.
뿐만 아니라 지진에도 끄떡없다는 고코쿠지 사찰 심장부인 본당 내부에는 10개의 각종 소화기가 설치되어 있고,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 설치된 화재 감지기가 상황판에 위험 경보를 알린다. 동시에 문화재 지붕으로 물이 쏟아지도록 각도가 맞추어진 스프링쿨러가 작동함으로써 화재를 진압한다.
중국 천안문과 자금성 등 주요 문화재 방재시스템의 특징은 '인해전술'이다. 자금성 내에는 상주하고 있는 자체 소방대원은 물론, 폐장 시간 이후 경찰들이 24시간 교대로 철통 수비를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금성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4번의 검문을 거쳐야 할만큼 보안 시스템이 탄탄하다.
또 과거 종종 불씨 관리 소홀이나 번개로 인해 화재를 겪어온 자금성에는 소화기가 없던 시절, '신성한 독'이라 불리는 소화용 물항아리가 설치돼 있었다. 이를 이어받아 현재 자금성 내에는 소화전이 162개, 소화기는 1,300여개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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