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신원확인'…엉뚱한 사람 잡을 뻔한 경찰

경찰이 범인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엉뚱한 사람을 법정에 세울 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오후 7시 20분쯤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내 편의점에서 한 남성이 계산하지 않고 술병을 들고 나갔다가 점주에게 붙들렸습니다.

인근 파출소에서 출동한 A 경사는 범인이 "신분증이 없다"고 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묻고 법원 출석 날짜를 통고했습니다.

범인은 당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했지만 A 경사는 사진과 지문을 대조하지 않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범인이 도용한 명의는 경남 통영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유모씨의 것이었습니다.

지난달 중순쯤 절도죄 혐의로 즉결심판 출석최고서를 받아든 유씨는 해당 파출소에 전화해 항의했습니다.

유씨는 최근 10년 동안 서울에 간 적이 없으며, 범죄가 발생한 시간에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CCTV가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B 경사는 법원에 출석해 상황을 설명하면 된다고만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으면 손가락 지문을 확인해야 하는데 절차가 미진했고, 전화통화를 한 직원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응대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이 놓친 범인의 신원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으며 행방이 묘연한 상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