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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경찰에 사살된 10대 소년…그의 집에서 발견된 일가족 시신

[월드리포트] 경찰에 사살된 10대 소년…그의 집에서 발견된 일가족 시신
지난 토요일, 미국 동부의 매릴랜드 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과속으로 달리는 혼다 SUV 차량을 발견하고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고 추격했습니다. 갓길로 세우라는 명령에도 SUV는 더 속도를 내서 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동안 추격전이 이어졌고 SUV는 앞서 달리던 다른 차를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경찰이 SUV에 다가가는 순간 SUV 운전자가 느닷없이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경관 한 명이 고꾸라졌고 즉각 경찰들이 응사했습니다. 결국 SUV 운전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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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숨진 운전자의 신원을 조회한 결과 16살 제이슨 핸드릭스였습니다. 차 안에는 총이 네 정이나 있었고 가방 안에는 총알이 수 십 발 들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이슨의 주소지는 매릴랜드 주에서 8백킬로미터나 떨어진 켄터키 주의 코빈이라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경찰은 켄터키 주 경찰에 연락해서 제이슨의 집을 방문해 그의 사망 사실을 알리고 그가 왜 그렇게 많은 총기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 했는지 알아봐 달라며 공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켄터키 주 경찰이 제이슨의 집에 도착해 문을 연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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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의 부모인 케빈 핸드릭스와 사라 핸드릭스 그리고 여동생인 12살 그레이스까지 모두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세 사람 모두 머리와 팔 등에 총을 여러 발 맞아 현장에서 절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 가족의 죽음은 이웃들에게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케빈과 사라는 이 작은 마을에서 벌을 기르면서 벌꿀 농사를 짓고 사는 소박한 농부들이었는데, 이들 가족이 매우 화목하고 정이 많은 모범적인 가정이었다고 이웃들은 입을 모아 증언했습니다.
 
감식 결과, 이들 가족은 수요일에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일단 제이슨이 자신의 가족을 사살하고 도주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이슨의 범행 동기였습니다. 화목한 가정의 장남이자 불과 16살에 불과한 제이슨은 왜 가족을 살해하고 도주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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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고등학교에서 ROTC 생도로 활동하면서 주변 친구들과 우애가 좋은 모범생이었습니다. 게다가, 매주 일요일에는 아침 7시면 어김없이 동네 교회에 나와 예배 준비를 도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교회 목사 드루 매이한의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제이슨은 항상 이 자리에 있었어요. 우리 교회에 나오는 학생들과 어린 동생들에게 좋은 모범이 됐지요. 그런 그가 왜 그랬을까요? 도무지 모를 일이에요.”
 
 
제이슨은 가족을 총으로 살해한 수요일 밤에도 저녁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자신의 죄를 참회하기 위해서였을까요? 그날 그를 만난 교회 친구들은 하나같이 “제이슨은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았어요. 웃는 표정으로 친구들을 대했죠.” 라고 말합니다. 그가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동기나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경찰은 제이슨의 어머니인 사라의 친구로부터 한가지 주목할 만한 증언을 듣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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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이 컴퓨터에 너무 빠져들어 미치겠어. 뭔가 방도를 찾지 않으면 애를 망칠지도 몰라.”라고 사라가 말했다는 겁니다. 제이슨 가족이 숨지기 전날의 일입니다. 경찰은 또, 화가 난 제이슨의 부모가 제이슨으로부터 컴퓨터를 빼앗았다는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제이슨이 컴퓨터에 너무 빠져들자 부모가 이를 크게 꾸중하면서 컴퓨터를 빼앗았고 이에 격분한 나머지 제이슨이 사고를 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이 가족의 비극적 결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참 조용하고 착한 가족이었어요. 숨지기 전날만해도 케빈이 개를 데리고 동네를 산책하기도 했는데….”
 
만일 경찰이 파악한 범행 동기가 옳다면, 여러모로 모범생인 제이슨이 단지 컴퓨터를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부모를 총으로 쏜 뒤 동부 연안으로 달아나려 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아무런 관련도 없는 여동생은 왜 살해했던 걸까요? 그리고 경찰의 추격이 뻔히 예상됐을 텐데, 차 안에 총기를 가득 싣고서 그것도 과속까지 해가면서 달린 이유는 뭘까요? 또, 친척이나 혈육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매릴랜드로 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참으로 풀리지 않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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