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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못한 채 맨바닥에서 수술…가자지구 병원 곧 마비"

<앵커>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로 고립된 가자지구에서는 다친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 병원에서도 이제 연료가 바닥나고 있습니다. 마취도 하지 못한 채 맨바닥에서 수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자지구 상황을 이태권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복도 곳곳에 피투성이로 쓰러져있는 환자들과 의료진들이 뒤엉키면서 병원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가자지구 병원 폭격 이후 부상자들이 인근 병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부상자 규모가 의료진의 능력치를 초과했다며, 환자들이 땅바닥 곳곳에서 마취도 못한 채 수술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만삭 여성은 대피 중 쌍둥이를 조산했는데, 분유를 탈 물조차 없어 절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병원이 포화 상태에 놓이면서 3일 전 아이를 낳은 또 다른 산모는 임시 대피소로 피해야 했습니다.

[산모/가자지구 주민 : 아기에게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곳에 왔습니다. 안전은 찾았지만, 아이의 건강에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병원들의 연료 비축량이 동나면서, 24시간 안에 병원 기능이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환자 수천 명이 생사기로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의료시설뿐 아니라 식량 사정도 한계치에 다다랐습니다.

[아비르 에테파/유엔식량계획 중동 연락사무관 : 상점들의 내부 창고에 남아있는 식량 비축분은 제 생각에 몇 일치도 채 되지 않습니다. 거의 4~5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더미에서 쓸만한 물품을 찾고, 식수난에 물을 구하러 먼 길을 떠나고 있습니다.

[주마 아부 키나스/가자지구 이재민 : 전기도, 물도, 약도 없습니다. 이곳 상황은 재앙적이에요. 우린 전 세계에 우리 상황을 호소합니다. 가족이 마실 물을 찾으려 이곳까지 먼 길을 걸었습니다.]

열흘 넘게 봉쇄가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재앙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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