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참사 이후 대응도 부실했지만, 더 미흡했던 건 사전 대책이었습니다. 사고가 나기 나흘 전 용산구는 내부 회의에서 안전 문제를 논의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진 않았습니다. 심지어 구청장은 그 회의에서 5분 만에 자리를 뜬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용산구청에서 열린 '확대 간부 회의'.
박희영 용산구청장 주재였는데, 박 구청장은 표창장 등을 수여하더니 5분 만에 자리를 뜹니다.
이후 유승재 부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위험성을 여러 차례 강조합니다.
[유승재/용산 부구청장 : 저희가 코로나 때도 굉장히 많은 인파가 몰렸었습니다. 식품 안전도 안전이겠지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좀 관련 부서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전 예방에 노력해 주시고….]
5분 만에 회의장에서 나간 박 구청장은 용산 남이장군 사당에서 열린 전통문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내부 대책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구청장은 어제(7일) 국회에서 핼러윈 대책회의는 부구청장이 주재하는 게 관례라고 말했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저는 취임 4개월 차 구청장입니다. 어쨌든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 저는 작년에도 그렇게 했으니 하겠다고 해서….]
하지만 박 구청장의 말과 달리 작년과 재작년 용산구 핼러윈 안전 대책 회의는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이 주재했던 걸로 취재됐습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측은 "지난 2년간은 코로나 비상 상황이라 구청장 주재 회의가 있었던 것"이라며 "'관례'라는 해명은 통상적인 내부 회의를 부구청장이 주재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의 경북 의령군 출장을 두고, 국회에선 지역 축제를 핑계로 개인 용무를 보러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의령군청 관계자는 "오후 2시쯤 들러 군수와 차를 마셨다"며 "30분 정도 머물렀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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