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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탔나 싶기도"…여전히 힘든 장애인들의 '외출'

<앵커>

이렇게 장애인들은 자신들도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걸 위해서 정부는 휠체어를 탄 채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버스와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는데, 예전보다는 숫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진행성 근육장애를 앓고 있는 박현만 씨.

시내버스를 타려는 데, 첫발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버스에 올라, 휠체어 고정까지 1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목적지에 내렸지만 이번에는 경사판이 다시 접히지 않아 버스가 출발을 못 합니다. 

참다못한 승객들은 우르르 내려버리고, 

[뭐 하는 짓이야, 지금!]

박 씨는 죄인 아닌 죄인이 돼버렸습니다. 
 
[박현만/부산시 사상구 : 시간도 지체되고 제가 괜히 탔나 싶기도 하고. (재이용할 것 같으세요?) 아뇨, 아뇨.]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는 2006년 도입됐지만 전국 보급률은 27.8%에 그칩니다.

서울 등 대도시와 달리 농어촌을 낀 지역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운행 비용도 더 들어 운수업체가 도입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전용 콜택시 역시 부족하긴 마찬가지.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 중인데, 예산 부족으로 법정 목표 대수에 미달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부산 등 일부 대도시는 호출하고 마냥 기다려야 합니다. 

[노경수/부산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 : 10분, 15분 되는 거리를 오기 위해서 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 일상입니다. 일상.]

부족한 콜택시 대체 수단으로 바우처 택시가 운영되고 있지만, 일반 택시여서 휠체어는 실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휠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서비스가 선보였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채 '옆문'으로 탈 수 있고 수어나 점자 서비스도 갖췄지만, 플랫폼 사업자로 분류돼 지자체의 장애인 요금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류만희/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정부의 지원이 있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 모델이 발생하지 않으면 (민간이) 여기에 들어올 이유가 없어요.]

공공과 민간이 머리를 맞대 장애인 이동권을 폭넓게 보장할 수 있는 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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