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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소주병으로 의사 머리 내리친 교수 '복귀'…피해자 '고소'

[Pick] 소주병으로 의사 머리 내리친 교수 '복귀'…피해자 '고소'
회식 자리에서 전공의에게 '소주병 폭행'을 가한 대학병원 교수가 반년 만에 복귀하자, 피해자가 해당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전북의 한 대학병원 교수 A 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사진=연합뉴스)

A 교수는 지난해 9월 29일 전주시 한 음식점에서 부서 회식 도중 술에 취해 전공의 B 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리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전공의 B 씨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대신 대학과 병원 측에 A 교수의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해당 병원은 지난해 10월 18일 전문위원회를 소집, A 교수에 대해 '겸임해지' 징계를 의결하고 이를 대학에 전달했습니다.

A 교수는 교수직은 유지되지만,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는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으로 A 교수는 대학으로부터 정직 1개월·겸직 해제 처분을, 병원으로부터 직무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고, 이에 따라 대학교수와 병원 진료 일을 겸직할 수 없게 돼 병원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해당 대학은 A 교수의 겸직 허가 요청에 따라 이달 초 전문의위원회를 열고 그의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위원회에 참석한 의사 9명 중 5명이 A 교수 복귀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A 교수를 대체할 만한 전문의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A 교수가 담당하는 과가 필수 진료 특수과이다 보니 전국적으로 의사가 한정돼 있어 새로 전문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이대로면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 교수도 6개월 동안 충분히 자숙의 시간을 갖고 반성의 기미를 보여 이번 결정에 반영이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A 교수는 지난 24일부터 공식적으로 진료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이에 피해 전공의 B 씨는 이날 전주덕진경찰서를 방문해 특수 폭행 혐의로 A 교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막 고소장이 접수됐으며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건의료노조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 같은 병원의 행태를 규탄하면서도 의료업계의 현실을 짚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인원이 부족한 의사는 어떤 범죄나 비위를 저질러도 시간이 지나면 복귀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하고 이에 따라 도덕적 해이도 심해진다"며 "실력은 차치하더라도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물의를 빚은 의사는 다시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당장 해당 의사가 속한 과가 문을 닫아야 하고, 협진이 어렵고, 응급환자를 볼 수도 없는 병원의 속사정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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