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혀 조문 불발…외교 홀대 논란 일자 "왕실이 재조정"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여왕의 장례식이 끝난 뒤에 조문록을 작성했습니다. 어제(18일) 도착 직후 직접 조문하려던 계획이 현지 교통 상황을 이유로 조문록 작성으로 대체된 것인데, 조문 홀대 논란으로 번졌고 대통령실 일정 조율이 세심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록을 작성하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초 도착 첫날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을 찾아 이렇게 조문록을 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을 위해 곳곳을 통제한 런던의 교통 상황 탓에 찰스 3세 주최 리셉션장으로 바로 향했습니다.

[윤 대통령 : (계획된 일정이) 세 개인데, 세 개를 다 할 수 있을지, 하나나 두 개만 할 수 있을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조문 후 장례식 참석 일정이 장례식 후 조문록 작성으로 바뀌면서 '외교 홀대' 논란이 번졌습니다.

조문을 위한 의전 차량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각종 소문도 난무했습니다.

논란이 번지자 대통령실은 런던에서 정면 반박했습니다.

런던에 일찍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며, 런던에 어제 오후 두세 시 넘어 도착한 정상은 윤 대통령처럼 오늘 조문록을 작성하도록 영국 측이 안내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리셉션에 늦지 않도록 영국 측에서 사이드카를 배치하는 등 충분한 예우를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도와 남은 가족을 위로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국내 정치를 위해서 이 같은 슬픔마저 활용되는 건 유감입니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일정을 다시 조정한 것일 뿐 홀대는 없었다는 설명이지만, 외교 소식통은 출국 전에는 오후에 도착해도 조문이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공관 등을 통해 영국 측과 더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조문의 의미를 살렸어야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주범·이용한,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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