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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이 참혹하게…여성 · 노인도 탱크에 맞서고 있다"

"시신이 참혹하게…여성 · 노인도 탱크에 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현재 대부분이 시가전과 탱크를 이용한 전차전이며 시신이 바닥에 널브러질 정도로 교전이 격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현지에서 헝가리로 대피한 교민이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국영 가스회사인 나프토가즈의 임원으로 일하며 10년간 거주했다는 강현창(41)씨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27일(현지시간) 헝가리로 피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강 씨는 키예프에 남아 있는 다른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전해 듣고 있는데 계엄령 발표 이후에는 허용된 시간 이외에 길에 돌아다니는 일반인은 무조건 즉각 사살하라는 명령도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을 외관상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공수부대 작전 중 하나로, 일반인이나 우크라이나 현지 경찰 복장을 하고 테러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엄혹한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 현지 민간인들이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 결사 항전 중

강 씨는 "여성들이 매복해 있다가 러시아 탱크가 나오는 지점에 화염병 20∼30개를 던져 전소시키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탱크 부대 앞에서 '돌아가라'고 막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가장 감동적인 것은 작은 마을 사람 100∼200명 정도가 무기를 하나도 들지 않은 채 탱크를 막아서니 탱크가 돌아가는 장면이었다"며 "이런 일들 때문에 러시아가 예상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또 "소셜 네트워크도 한 가지 큰 변수"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를 버리고 도망갔다'는 등 흑색선전이나 교란, 거짓 정보를 SNS를 통해 실시간 팩트 체크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도 통신과 전기, 수도, 가스, 은행 등 주요 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만약 통신이 끊겼다면 우크라이나가 전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른 시일 내에 러시아가 계획했던 대로 무너졌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키예프 북쪽에 있는 큰 댐이 폭파되면 키예프가 반 이상 잠기게 되는데 그쪽에서도 교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정밀 타격 첫날 체르노빌 원전이나 그 댐을 파괴할 수도 있었는데 그럴 의도까지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씨는 "아프거나 수술한 사람, 산모들도 다 그냥 대피소에 있고 그 와중에 숨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식료품과 의약품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뒤보다 지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가지고 구제 금융을 하고 있는데 한국도 한 발 더 앞서서 인도적 차원에서 구조 물품이나 금융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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