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상화폐 가운데, 일명 '현대가 코인'으로 불리기도 했던 에이치닥코인의 대표이사가 외부 세력을 통해 코인 시세를 조종하려 한 정황이 담긴 대화 녹취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녹취에 담긴 발언 내용대로 코인 가격이 널을 뛰기도 했습니다.
김민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에이치닥테크놀로지는 현대가 3세 정대선 HN 사장이 세운 블록체인 기술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가상화폐 에이치닥코인을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에이치닥테크놀로지 대표이사 A 씨가 외부 세력을 동원해 코인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의 녹음파일을 SBS 취재진이 확보했습니다.
녹음파일은 올해 1월 초 당시 15원대인 코인값을 2배 이상 올릴까 한다는 발언으로 시작됩니다.
[A 씨 (2021년 1월 2일) : 사면서 팔고, 사면서 팔고 위에 올리거든? 이런 식으로 해도 별문제가 안 될 것 같아서 '한 40원까지 올릴까?' 이런 생각도 있고.]
외부 세력에 대한 언급도 나옵니다.
[A 씨 (2021년 1월 2일) : 전문가들한테 물어봐야 돼. 내가 지금 움직이는 애들 2명인데 2명 말고도 팀들 더 있거든. 단타 치는 전문가들이야. 회사 자금이 들어가 있는 거라니까 공금. 그 돈 가지고 하는 건데 내 허락 없이는 못 하고.]
전문가로 칭하는 이들이 가격을 오르고 내리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A 씨 (2021년 1월 2일) : 내가 17원에서 받치라고 했으면 계속 받쳤을 거야, 그러면 17원 밑으로 안 떨군다니까, 그런데 지금 내가 일부러 떨어질… 아직 다 못 샀으니까 떨어뜨리려고 지금 하는 거지 뭐. (중략) 그런데 이게 지금 에이치닥이 한 번이 아니고 내가 보면 한 10번 정도 해먹을 수 있어.]
이 발언을 한 시점 뒤로 실제 에이치닥 코인값은 올랐습니다.
7월 말, 대표는 더 노골적으로 시세 조종 이야기를 꺼냅니다.
[A 씨 (2021년 7월 27일) : 작업하는 애들이 400원을 올리지 못하면 수수료를 하나도 못 받아가. 어떻게든 올려야지 자기들은. 8월 정도면 올리기 시작할걸? 하여튼 200원은 무조건 가지 싶어.]
실제로 6월, 25원까지 떨어졌던 이 코인 가격은 8월부터 반등해 9월, 194원까지 치솟았고 10월에 다시 떨어졌습니다.
A 씨 측은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코인 가격 상승 방안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검토 내용을 실제로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크게 가격이 상승했다 하락한 시기는 유의 종목 해제, 사업상의 로드맵 발표, 에이치닥의 독립적 생태계가 되는 메인넷 오픈이라는 주요 이벤트가 있었던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최재영·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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