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장 피해가 컸던 안동에서는 산불이 한때 민가로 향하며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봄을 준비하며 심어놓은 농작물이 타버려 주민들 시름이 가득합니다.
최선길 기자가 피해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순간 최대풍속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산불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주민들은 황급히 몸만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박왕기/경북 안동 사월리 : 소방차 뒤에 불이 엄청 올라왔거든요. 막 무슨 폭탄 터지는 것처럼 팍팍 터졌거든.]
300 가구, 450여 명에게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졌고 주민 100여 명이 인근 임시 대피소에서 새우잠을 청하며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권영순/경북 안동 중평리 : 와 너무 기가 막히고 어르신들이 빨리 가자고 무섭다고, 아무것도 없이 옷만 입고 그대로 차 몰고 왔죠.]
[이동희/경북 안동 사월리 : 불안하지 어떻게 될까 봐. 불이 집 쪽으로 넘어올까 봐 그게 제일 걱정되지.]
밤새 잠을 설친 주민들은 날이 밝자마자 초조한 모습으로 진화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막 시작한 올해 농사 걱정이 앞섭니다.
[최윤섭/경북 안동 사월리 : 집에 지금 담배농사, 고추농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 모상 관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직 넘어갈 수 없어서….]
민가는 화를 면했지만, 과일을 보관하던 창고며 싹을 키우던 비닐하우스까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홍순남/경북 안동 중평리 : 우린 저 과수원에 과일 타고 창고가 다 탔어. 거기 살림 넣어놓은 것들….]
불씨가 옮겨 붙은 감나무밭이 새까맣게 불에 타버렸습니다.
자칫 바로 옆 농가까지 불이 번졌으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김만자/경북 안동 중평리 : (불이)삽시간에 넘어와요. 바람이 이쪽으로 부니까 삽시간에 와가지고 망천리에서 불이 어떻게 났는지….]
다친 곳 없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번 산불은 농심에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이찬수,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제공 :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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