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우리 사회 성 평등 문제에 대해 가장 목소릴 높여왔던 진보 정당의 대표가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정의당은 이번 일을 어떻게 수습할지, 또 당장 4월 재보선을 어떻게 치를지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열린 정의당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종철 전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종철/당시 정의당 대표 (지난 20일) : (서울과 부산을) 권력형 성범죄 등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입니다.]
사건이 있은 지 불과 닷새 뒤, 가해자인 김 전 대표 스스로 한 말입니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가 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성 비위 사건으로 치러지게 된 만큼 민주당이 후보를 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도 김 전 대표였습니다.
평소 성 평등 이슈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던 정의당의 대표조차 후진적 정당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쓴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권수현/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 한국 정치권이 정말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수준이구나 (다시 한번 절감했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 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여성 정치인이나 정책을) 수용하는 정도로만 해왔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창당 9년 만에 최악의 위기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당장 4월 재보선에 당 후보를 낼지부터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대표 직위해제 등 선제적 대응은 다른 정당보다 빨랐다는 평가지만 당 차원의 고발 조치 없이 매듭지은 게 적절하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진보의 이중성이 드러났다면서 그나마 민주당보다는 백배 천배 건강하다고 꼬집었고, 민주당은 무관용 원칙을 주문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논평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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