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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360] 발달장애 늘어도 치료시설 부족…'재활 난민'되는 가족들

<앵커>

발달장애를 겪는 아동, 청소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 비해 치료시설이 부족해서, 가족들이 병원을 찾아 떠돌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시선 360, 오늘(18일)은 발달장애아 가족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9살 희망이는 2살 되던 해 발달장애와 뇌 병변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목포의 집을 떠나, 서울 마포의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희망이(가명) 엄마 : 여기는 제 옷이고요, 이거는 아기 옷. 많이 힘들죠. (아기도) 밖에 나가서 공놀이도 하고 싶다고 하고, 학교 가자고 얘기를(많이 하죠.)]

입원 기간 제한 때문에 석 달마다 병원을 옮겨 다니는 생활을 8년째 하고 있습니다.

희망이 엄마는 스스로를 '재활 난민'이라 부릅니다.

[희망이(가명) 엄마 : 신촌 세브란스병원도 대기를 했다가, (마포) 푸르메 넥슨도 대기를 했다가, 일산 병원도 대기를 했다가, 용인에 있는 보바스도…. (대기가 안 맞으면 (고향) 목포로 내려갔다가?) 네. 불러주면 짐 싸서 다시 올라오고.]

복합 장애가 있는 희망이가 입원해 치료받을 병원은 집 가까이에는 없습니다.

아빠는 목포에 남아 직장을 다닙니다.

[희망이(가명) 엄마 : (한 달에 치료비가) 200, 거의 300. 치료비는 남편이 열심히 일해서 (내요.) 정말 쉽지는 않은데, 애가 좋아지는 걸 보면 그걸로 참고 위안을 삼고(있어요.) 거의 이산가족이죠.]

최근 10년 동안 아동. 청소년 발달장애인은 31%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장애인 증가율의 여섯 배 가까이 됩니다.

발달장애 아동 입원과 통합치료가 가능한 공공 어린이재활병원은 6곳, 호남 지역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아동 재활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만, 상당수 의료 수가가 2만 원도 안 돼, 병원이 적자를 무릅써야 하는 탓이 큽니다.

[홍지연/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부원장 : 어린이재활 의료기관을 운영한다는 건 적자를 무릅쓰고 운영하는 부분이 다들 있는 거고요. (병원들이) 문을 닫아서 보호자 분들이 문 닫지 말라고 시위도 하시고.]

정부는 공공 어린이재활병원과 센터 13곳에 올해 운영비 27억 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재작년, 대전 병원 한 곳의 적자만도 30억 원에 달했습니다.

[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 : 이 부분을 사회가 감당하지 않으면서 가족의 부담들이 더 커지게 되고, 가족공동체 자체의 유지도 어렵게 (됩니다.)]

복지부는 아동 재활 의료수가 개선을 위해 시범 사업 중이라며, 병원 운영비 지원 확대에 대해서도 재정 당국, 지자체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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