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컴컴한 밤에 은밀히 상자를 주고받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그 상자안에는 이른바 짝퉁 명품, 명품 짝퉁이 잔뜩 들어있었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한밤중의 서울 도로변.
몇몇 사람이 커다란 상자를 조심스럽게 주고받습니다.
이 상자는 다시 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서 은밀하게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갑니다.
이 상자에 든 것은 짝퉁 명품.
정 씨 등은 공장에 이런 대형기계까지 갖다놓고 짝퉁명품을 대량으로 생산했습니다.
공장 내부엔 이들이 만들다 만 짝퉁 명품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짝퉁 제조업체의 총책인 43살 정 모 씨는 경쟁 관계의 짝퉁 조직을 경찰에 신고해 와해시키는 등 치밀하고 대담하게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정 씨는 이런 수법으로 불과 6년 만에 시가 600억 원어치의 짝퉁을 일본과 국내에 팔아치웠습니다.
또 이들은 총책이 짝퉁을 실은 화물차를 몰고와 주차장에 세워놓고 가면, 유통책이 나타나 몰고 가는 등 조직원 일부가 검거되더라도 공장과 창고는 드러나지 않기 위해 첩보영화와 같은 작전을 쓰기도 했습니다.
통장과 장부도 만들지 않았고, 사용하던 대포폰이 1시간 넘게 통화가 안되면 꺾어서 버리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경찰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 6년간 10만 개에 가까운 짝퉁 명품을 만들어 판 혐의로 총책 정모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제조책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