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특수 교육이 필요한 장애 학생들은 10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운 좋게 입학하더라도 학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학생과 학부모 모두 개학 때마다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하는데요.
이 내용 먼저 권지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배은형/장애학생 학부모 : 장애유치원을 보내고 싶었는데요. 대기가 3년이래요.]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은 이 초등학생의 어머니는, 특수학교 입학이 숙원입니다.
유치원도 초등학교도 벽에 부딪혔습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특수학교 근처로 취학 1년 전부터 이사까지 해봤지만, 결국, 헛수고였습니다.
[배은형/장애학생 학부모 : 특수학교 대상자는 엄청 많지만, 학교는 (인원이) 제한적이니까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평택의 학령기 장애학생은 1천520여 명이나 되는데, 특수학교는 단 2곳뿐으로 입학 정원은 17%인 259명입니다.
특수학교 입학이 좌절되면,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으로 가거나, 일반학급을 다니게 됩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고등학교만큼은 특수학교로 진학하길 바랍니다.
이사를 계획했습니다.
[김연우/장애학생 학부모 :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이제 시흥에서 학교를 다닐 수가 없게 된 상황입니다. 특수학교가 있는 쪽으로 가긴 가야 해요.]
우리나라 특수교육 대상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0만 9천여 명.
하지만, 특수학교는 194곳뿐으로 입학 정원은 2만 9천여 명에 그칩니다.
"명문대보다 특수학교 가기가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운 좋게 입학해도 난관이 있습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이 학생은 특수학교에 가기 위해 1년간 초등학교 진학까지 미뤘습니다.
자리가 생긴 경기도 부천의 특수학교로 1년 뒤 어렵게 입학했는데, 그때부터는 통학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학교 근처로 이사할 처지가 못돼 매일 왕복 50km를 오가고 있습니다.
[조혜진/장애학생 학부모 : 길이 좀 밀리거나 하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리기도 하고 딱 한 번 2시간 반 걸린 적이 있었어요.]
특수학교 학생들 가운데 원거리 통학으로 분류되는 '편도 한 시간'이 넘는 학생은 전체의 8%인 2천280여 명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김용우,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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