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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학생 부모 무릎 꿇고 호소해도…왜 여전히 부족?

<앵커>

모든 학생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특수학교 숫자가 너무 적다 보니 장애 학생들은 그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제오늘 문제도 아닌데 왜 특수학교를 더 늘리지 못하는 건지, 손기준 기자가 이어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장애 학생 부모들이 무릎까지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이 장면.

지난 2017년, '서진학교' 설립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특수학교를 둘러싼 갈등을 세상에 알린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제2의 서진학교'는 요즘도 많습니다.

서울 중랑구의 '동진학교'.

지역 주민의 반발 등으로 여덟 차례나 부지를 바꿨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게 학교 부지입니다.

계획을 세운 지 15년 만인 오는 2027년 개교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 토지 수용도 이뤄지지 못해 터파기조차 못한 상태입니다.

차별적 시선도 걸림돌입니다.

[지역 주민 : 특수학교 같은 거는 조금 외진 데다가 떨어뜨려 해야지. 좋은 거는 못 되죠.]

서울 성동구의 폐교 부지에 2029년 개교를 목표로 하는 '성진학교'도 제때 문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지역 여론 가운데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의 2017년 연구 결과를 보면 167곳의 특수학교로부터의 거리가 '1km 이내 지역'과 '1~2km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별 차이가 없는 걸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박재국/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 장애에 대한 이해 또는 인식이 부족하거나 장애 학생과의 함께한 경험들이 없는 경우에서 막연한 불안이라든지 그런 게 기저에 있는 게 아닌가.] 

지역 주민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기존 학교의 선례가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설립한 지 24년 된 서울 마포구의 한국우진학교.

지역 주민을 학교로 초대하는 등 지역 사회와 관계 설정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공진하/한국우진학교 교사 : 이제 그냥 손님인 거잖아요. 저희 가면 되게 반가워해 주시고 학생들한테도 먼저 인사 건네주시기도 하거든요.]

설립 기반을 넓힐 제도적 보완도 필요합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도시개발 때 특수학교 부지를 확보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곧 발의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오영춘,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홍지월,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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