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그의 부모님이 사는 집은 사실 티그의 집입니다.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애틀란타로 이적하기 전에 집을 사서 부모님께 드린 겁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그 부모님 집으로 다시 들어가겠다는 겁니다. 티그가 분명 따로 자기 혼자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살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부모님의 잔소리를 마다 않고 지하실 방으로 옮겨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이미 독립해야 할 나이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은 어찌 보면 현재 미국 청년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반적인 경향과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에 사는 청년 세대 상당수가 현재 부모님 집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의 조사 결과를 볼까요? 18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 가운데 35%가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은 29%가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인구 센서스 조사가 시작된 지난 13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주택 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는 집을 렌트하기 보다는 구매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 현재 세대주가 된 밀레니엄 세대의 인구는 1천6백만 명입니다. 그런데 그 숫자는 2025년에 4천만 명으로 치솟게 됩니다. 이들의 꿈은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집을 소유’하는 겁니다. 주택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30세 이하 청년 세대의 89%는 집을 사고 싶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세대주가 앞으로 집을 사고 싶어하느냐가 아니라 그럴 능력이 되느냐입니다.” 하버드대 주택 연구소 크리스 허버트 소장의 설명입니다. 물론 다른 입장, 그러니까 보다 더 낙관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경제 분석가 야데니는 밀레니엄 세대라고 해서 다른 세대와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1940년대 젊은 세대의 35%가량이 부모님 집에 얹혀 살았지만, 대공황이 지난 뒤에는 곧바로 자기 집을 사서 독립해 나갔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모두 젊은 세대들이 집을 살 능력이 있는가만 고려할 뿐입니다.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대학 시절 받은 학자금 대출을 다달이 갚아야 하고, 그만큼 집을 살 목돈을 모으는 속도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또 설사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 보다는 보다 빨리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부모와 함께 거주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겁니다.
사진 =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