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사격 김예지 선수는 주 종목인 25미터 권총에서 '0점' 한 발이 나오는 뜻밖의 실수로 그만 예선에서 탈락했는데요. 그래도 낙담하지 않고 당당하게 4년 뒤를 기약했습니다.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쏟아지는 관심 속에 김예지는 호흡을 고르며 신중하게 과녁을 조준했지만, 60발 가운데 41번째 발에서 한 번의 실수가 뼈아팠습니다.
3초 안에 쏴야 하는 속사에서 시간 안에 방아쇠를 당기지 못해 '0점' 처리됐습니다.
여기서 10점을 쐈다면 여덟 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를 수 있었지만 결국 27위에 그쳐 탈락했습니다.
보기 드문 실수에 한동안 고개를 떨궜지만, 당당하게 일어섰습니다.
[김예지/사격 국가대표 : '빵점' 쐈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잖아요. 이번 시합 하나로 제가 사격을 그만두게 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농담까지 던지며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김예지/사격 국가대표 : 제가 호언장담을 했는데.. 정말 너무 죄송하고요. (제가) 엉뚱한 실수를 해 가지고 근데 그런 빅 이벤트 조금 재밌지 않으셨어요?]
말할 때 눈썹이 씰룩이는 모습은 본인 의지가 아니라며 밝게 웃었고,
[김예지/사격 국가대표 : 죄송합니다. 눈썹을 안 움직여 보도록 노력을 해볼게요.]
화제가 된 코끼리 인형은 6살 딸이 아닌 코치가 준 건데 잘못 알려졌다고 정정했습니다.
[김예지/사격 국가대표 : 아기가 준 인형은... 요거예요, 요거! 요거! 요거! 요거!]
딸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예지/사격 국가대표 : 엄마가 (딸)민소한테 꼭 금메달을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엄마가 노력이 조금 부족했나 봐.]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했던 김예지는, 4년 뒤에는 사격 하나만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겠다며 더 큰 땀방울을 약속했습니다.
[김예지/사격 국가대표 : 다시 약속을 해도 되나 이거를? 그래도 다시 약속해 봅니다. 금메달 꼭 다시 보여 드릴게요!]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홍명, 디자인 :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