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50억 원 규모의 훈련 장비를 도입했는데, 조사 결과 입찰 자격이 없는 업체가 계약을 따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는 전직, 현직 고위 장교들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VR 고글을 쓴 대원들이 강하 자세를 취합니다.
실전에 앞서 지상에서 고공 강하를 체험할 수 있는 모의 훈련 장비입니다.
2020년 11월, 국내 한 방산업체는 특전사가 추가로 발주한 50억 원대 장비 납품 계약을 따냈습니다.
그런데 납품 전 품질검사에서부터 영상 끊김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기한 내 납품도 어려워졌습니다.
군 수사당국이 사업 전반을 조사했더니 이 업체는 입찰 요건인 장비 생산 능력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럼에도 직접 생산 능력이 있다고 허위로 증명서를 꾸며 계약을 따냈고 이후에는 하청업체 두 곳을 시켜 장비를 제작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전·현직 고위 장교들의 개입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사업 담당자인 특전사 A 중령은 업체가 납품 기한을 못 맞추게 됐는데도 규정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부과하지 않고 납품 기한을 연장해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임원과 사관학교 동기인 예비역 특전사 준장 B 씨가 A 중령에게 "진급에 힘을 써주겠다며 업체를 잘 봐달라"고 회유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두 사람은 군 조사에서 관련 내용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군은 A 중령을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하고 B 준장 등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CG : 제갈찬, VJ : 김종갑, 화면출처 : 육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