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낸스, 가상자산
북한 해커들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수조 원대 상당의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FT 보도와 블록체인 분석업체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은 자금흐름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탈취한 자산을 작은 단위로 분산한 뒤 여러 경로를 통해 이동시키는 길고 복잡한 세탁 과정에 돌입했습니다.
북한 해커들은 최초 63억 달러(약 8조 4천억 원)를 탈취했지만, 이 가운데 일부가 동결되면서 현재 약 33억 달러(약 4조 4천억 원)를 자신들의 통제 아래 두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필 래럿 글로벌서비스 선임 디렉터는 탈취자산 세탁 과정에 대해 "이는 몇 주, 몇 달, 어쩌면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들은 오랫동안 자금을 묵혀 두면서 현금화할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체이널리시스의 공동창업자 조너선 레빈은 "해커들이 신뢰하는 기존 세탁 경로로 감당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다"면서 해커들이 자금을 작게 쪼개 광범위한 서비스 네트워크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탁 과정의 핵심은 탈중앙화금융(DeFi) 대출 플랫폼과 가상화폐를 다른 가상화폐로 바꾸는 가상화폐 교환서비습니다.
이를 통해 해커들은 탈취한 가상화폐를 다른 자산 형태로 바꿔 추적을 더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은 전통적인 은행과 같은 금융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차입자가 신원을 밝히지 않더라도 담보만 충분히 맡기면 가상화폐를 빌릴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에 따르면 해커들은 자산 탈취 후 불과 몇 분 만에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4억 3천400만 달러어치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이더리움(ETH)으로 바꿨고, 탈중앙화금융 대출 플랫폼에서는 탈취한 USDT를 담보로 맡긴 뒤 4천500만 달러어치의 이더리움을 빌렸습니다.
발행사가 자산을 동결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USDT와 달리 ETH는 중앙 관리자가 없어 직접 동결이 어려운 점을 노린 것입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도 바이낸스 가상화폐 절취 사건의 범행 주체를 북한의 정예 해커조직으로 알려진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로 지목하면서 "트레이더트레이터 활동자들이 탈취한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탈취된 가상화폐가 탈중앙화금융과 암호화폐 교환 서비스를 통해 다른 가상화폐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세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지난해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비트에서 약 15억 달러를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FBI가 용의자로 지목했던 조직입니다.
최종 현금화 단계에서는 추적이 어려운 장외 거래소가 이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톰 로빈슨 엘립틱 공동창업자는 "자금은 바이비트 해킹 및 과거 북한 해킹 때와 비슷한 방식, 즉 중국어권을 중심으로 하는 장외거래 브로커를 통해 현금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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