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충남 천안의 한 유치원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에서 불이 나 200명 넘는 어린이가 긴급 대피하는 아찔한 일이 있었습니다. 정부 정책 따라 유치원이나 학교 옥상의 태양광 설비는 늘고 있지만, 아이들 안전 대책은 이걸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태양광 패널과 주변 설비가 검게 그을렸습니다.
지난달 21일, 충남 천안 한 유치원 옥상에 있는 태양광 설비에서 불이 나 유치원생과 교직원 200여 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습니다.
[안소영/유치원 담임교사 : 방과 후 수업 중에 경보가 울려서 (아이들이) 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월 경남 양산 초등학교를 비롯해 최근 3년간 발생한 학교 태양광 설비 화재는 13건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모든 국공립 학교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전체의 34%인 3천500여 개교에 설치 작업을 마쳤고 올해도 400여 곳에 추가 설치되지만 화재 예방 대책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태양광 발전 설비 화재 630여 건 중 80% 이상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전용 차단기가 필요하지만 이미 설치된 학교들은 의무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전기 불꽃은 일반 차단기에서는 차단이 안 돼요. (차단 해도) 몇백 볼트 이상의 전압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크 차단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고요.]
불이 나도 전력을 바로 차단하기 어려워 재발화 위험도 높습니다.
[최정열/대전서부소방서 화재조사관 : 잔불 정리를 마친 것처럼 보여도 햇빛이 비추기 시작하면 전기가 다시 생산됩니다.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불이 다시 붙는 일이….]
정부는 현재 4년에 한 번인 태양광 설비 법정 점검 주기를 1년으로 줄였지만 강제성이 없는 업무 협약 수준입니다.
이마저도 초·중·고교만 대상이라 영유아 시설은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교육부는 태양광 설치로 학교당 연간 1천만 원의 전기 요금이 절감될 것이라고 봤지만 화재를 막을 안전 대책과 점검 체계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신세은)
3,500개 학교에 설치했는데…지붕 위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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