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순식간에 불길과 시커먼 연기에 휩싸인 곳은 해당 특허법인의 유일한 출입구였습니다. 그런데도 겁만 주려 했다는 피의자 진술에 경찰은 단순 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했는데, 피해 직원과 가족들은 이게 살인미수가 아니면 뭐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어서 권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연쇄 방화범 70대 이 모 씨는 범행 이틀 뒤 누군가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모 씨/방화 피의자 : 죽이려는 건 아니고 겁주려고 그랬지. 여기 있잖아요. 사기 치는 거 있잖아요. 세상에 알리려고….]
이 씨의 이런 진술 탓에 경찰은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한 채, 살인미수 혐의는 적극 검토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그 건물에 있는 사람들 다 죽이려고 그랬다. 살인미수 혐의가 아니면, 그러면 우리가 사람이 아니란 얘기야.]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직원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피해 변리사 아내 : 이게 살인미수가 아닐 수가 있나요? 동일한 일로 동일하게 몇 년 전에도 그렇게 협박을 하고 했다면서도 그게 살인미수가 아니면 뭘 살인미수라고 해야 될까요?]
변리사 남편은 그날 이후 기계 호흡으로 맥박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폐는 물론 다른 장기들도 크게 훼손된 상태입니다.
[피해 변리사 아내 : 술 담배 하나 안 하던 그 깨끗한 폐가 완전히 다 망가졌고 독성 물질들로 이렇게 두껍게, 새카맣게 쌓인 걸 한 번도 이 화상전문병원에서 본 적이 없대요.]
직원들은 특히 4년 전에도 이 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휘발유를 뿌리고 위협했는데, 이번에는 작심하고 벌인 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특허법인 관계자 : 어떻게 하면 도망 못 가고 다 죽을 수 있는지를 연구해서 적절한 양의 시너나 휘발유를 가져와서 뿌린 거예요.]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 그냥 단순히 겁만 준다면 시너를 뿌리고 소리 지르고 이런 것들을 할 텐데 그렇지 않았잖아요. 유일한 출구에 불을 질러서 사람이 나갈 수 없게 한다는 건 죽으라는 얘기밖에는….]
경찰은 조만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 씨의 살해 고의성 등을 집중 조사하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이종정)
[단독] "이게 살인미수 아니면 뭐냐"…가족·직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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