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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가을 침묵' 씻고 생일에 결승포…"커브, 자신 있었다"

오스틴, '가을 침묵' 씻고 생일에 결승포…"커브, 자신 있었다"
▲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1사 1루 LG 오스틴이 투런 홈런을 치고 동료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지난 달 중순까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9월 15일 기준 장타율과 타점 부문에서 1위, 홈런과 출루율 2위, 최다안타 3위, 타율 4위를 기록하며 타격 각 부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LG는 9월까지 팀 타율 8위에 머무는 등 전반적으로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으나 오스틴의 맹타를 앞세워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오스틴의 방망이는 거짓말처럼 식었습니다.

9월 15일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18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고, 특히 10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했습니다.

당시 LG는 3위를 놓고 KIA 타이거즈와 피 말리는 순위 경쟁을 펼쳤기에 오스틴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습니다.

오스틴이 힘을 내지 못하자 LG 타선도 힘을 잃었습니다.

LG는 마지막 3경기에서 총 7득점에 그치며 1승 2패를 기록했고, 결국 3위를 KIA에 내줬습니다.

여러모로 오스틴의 침묵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오스틴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시 깨어났습니다.

그는 오늘(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천금 같은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에서 두산의 에이스 곽빈을 상대로 왼쪽 담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곽빈이 던진 높은 커브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시원한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곽빈은 지난 6일 롯데전 이후 8일 만에 등판한 여파로 경기 초반 '영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오스틴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LG 타선은 2회부터 안정을 되찾은 곽빈의 역투에 꽁꽁 묶여 7회까지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오스틴이 경기 초반에 날린 홈런 한 방 덕분에 리드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LG는 2-1로 앞선 8회 두 점을 추가하며 4-1로 승리했고, 오스틴의 홈런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습니다.

오스틴은 나머지 세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승부를 가른 홈런 한 방으로 이날 경기의 MVP로 뽑혔습니다.

이날은 오스틴의 33번째 생일이라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2023년 LG에 입단한 오스틴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힙니다.

그는 입단 후 4년 연속 정규시즌 타율 0.310 이상을 기록했고, 매 시즌 홈런 20개, 90타점 이상을 올렸습니다.

올 시즌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1(4위), 41홈런(3위), 127타점(3위), 출루율 0.427(4위), 장타율 0.635(2위), 안타 180개(3위)를 기록했습니다.

홈런왕 타이틀은 놓쳤지만, 2020년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세운 LG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38개) 기록을 갈아치우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이날은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가을야구에서 생일을 자축하며 LG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멋진 선물을 안겼습니다.

경기 후 오스틴은 "2023년 생일에도 두산전에서 홈런을 쳤는데, 생일에 홈런 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며 "나이가 들면서 생일에 관해서는 생각 안 한다. 그저 흰머리가 좀 더 생긴다는 의미다"라고 말했습니다.

홈런 장면에 관해선 "원하는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최대한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르려고 했는데, 상대 배터리가 스트라이크 존 테두리를 공략하더라"라며 "그 상황에서 날아온 커브는 자신 있는 공이었다. 그것을 홈런으로 연결해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틴은 이제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에 나섭니다.

KIA엔 올 시즌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라이벌' 김도영이 버팁니다.

오스틴은 김도영과 타격 맞대결을 묻는 말에 "정규시즌은 지난 일이고, 김도영의 홈런왕 등극을 축하한다"며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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